"한 케이스만 안될까요?" 트라젠타 제네릭 출혈경쟁

발행날짜: 2024-06-18 05:20:00
  • DPP-4 억제제 계열 치료제 특허만료 속 영업 경쟁
    전체 시장 감소 속 제네릭 품목 처방시장 잠식 가속화

최근 몇 년간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주도했던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오리지널 치료제의 특허가 연이어 만료되면서 임상현장의 제약사 출혈경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베링거인겔하임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물 '트라젠타(리나글립틴)' 복제의약품 시장이다.

왼쪽부터 베링거인겔하임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트라젠타 듀오 제품사진.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국내 제약사가 리나글립틴 성분 제네릭을 출시하면서 내과 병‧의원을 향한 영업‧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나글립틴 성분의 경우 혈당을 낮춰 주는 GLP-1을 빠르게 분해하는 효소인 DPP-4를 억제함으로써 GLP-1의 작용 기간을 연장하며, 인슐린의 분비 증가와 함께 글루카곤(혈당 증가 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가운데 올해 6월 DPP-4 억제제 계열 대표 약물인 트라젠타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번 달만 해도 127개 제네릭이 급여로 등재됐다.

참고로 현재 계열 당뇨병 치료제 중 대표 시장으로 여겨지는 DPP-4 억제제 시장은 한 해 약 50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다만,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들의 급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면에서는 '뜨는 해' 보다는 '지는 해'에 가까운 시장으로 여겨 진다.

이런 상황에서 트라젠타의 특허 만료, 제네릭이 대거 임상현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변화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 리나글립틴 성분 트라젠타 패밀리의 지난해 전체 처방 매출은 1235억원이다. 이중 트라젠타는 613억원, 메트포르민 복합제 트라젠타듀오는 621억원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트라젠타와 트라젠타듀오가 각각 147억원, 14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매출 하향세에 접어든 상황.

주요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특허만료 시점이다. 올해 6월 트라젠타 특허가 만료되면서 후발 의약품이 대거 출시됐다.

임상현장에서는 노바티스 가브스(빌다글립틴) 패밀리에 이은 한독 테넬리아(테네리글립틴), MSD 자누비아(시타글립틴)에 이어 트라젠타 패밀리까지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사들의 영업 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선 병‧의원을 찾는 각 국내사 영업사원들은 경쟁적으로 자사의 리나글립틴 제품 처방을 읍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내과 의원 원장은 "DPP-4 억제제 시장의 경우 주요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 만료가 연 이어 이어지고 있다"며 "트라젠타 패밀리도 유사한 모습이 될 것 같다. 이미 각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찾아와 처방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지난해 SGLT-2 억제제 품목의 특허만료로 제네릭이 출시된 것만큼의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며 "제네릭을 출시한 제약사들이 영업사원들에게 강하게 푸시하는 것이 느껴진다. 영업사원 별로 한 케이스만 써달라고 하는 요청들이 많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서울내과)은 "이미 DPP-4 억제제 계열 치료제들의 특허만료로 제네릭이 잠식해가고 있다"며 "이미 많은 처방 경험이 존재하는 동시에 약가 면에서 제네릭이 저렴하기 때문에 오리지널에서 제네릭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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