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면담에 전공의 10여 명 참여…30~40명도 참여 의사
"정치적 문제 된 의대 증원…입법 통한 리더십 확보 기대"
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료계·정부 갈등에 계속되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민심이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에게로 향하고 있다. 이에 개혁신당이 사직 전공의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있었던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의 면담에 10여 명의 전공의들이 참여했다. 이는 의대 증원 사태 이후 있었던 정부·정치권의 대화 시도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이날 면담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 불참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애초 30~40명의 전공의가 참석 의사를 표했지만, 직전 일정이었던 이주영 의원실 토론회가 생중계로 이뤄지면서 부득이 불참했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이뤄졌지만, 참석 전공의들은 이주영 의원과 장래 대한 이야기와 이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이 사직한 이후 정부·정치권은 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전공의와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지만, 실제 참석자는 5명에 그쳤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는데, 이후 박 위원장은 SNS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남기고 대화 창구를 닫았다.
이 같은 상황은 복지위 청문회에서도 다뤄지기도 했다. 당시 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의·정 갈등 해소 및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이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에게 "청문회 출석조차 않는 전공의를 무슨 수로 만나 논의할 수 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전공의들의 대화 불참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범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계속해서 전공의들의 참여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여기 거듭 불참 의사를 밝혔다.
결국 올특위는 3차 회의 이후 전공의와 의대생이 현 상황의 주체라고 밝혔는데, 향후 협상·투쟁 전권을 이들에게 맡기고 정책 개발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이주영 의원과의 대화엔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 전공의 200여 명과 단체채팅방을 운영하는 응급의학의사회는, 이주영 의원에 대한 전공의들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애초 지지했던 국민의힘엔 이미 배신당했고, 여기에 대립각을 세우는 더불어민주당 역시 공공의대법·지역의사제를 발의하는 등 아군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의대 증원 문제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가 된 만큼, 기댈 곳은 개혁신당이라는 것.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정치권이 전공의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이들의 애로사항을 풀어주려는 실질적인 액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토론회·면담에 많은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호응한 것은, 이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문제인 '응급실 이송 거부 금지'를 지적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형민 회장은 "이제 의대 증원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개혁신당이나 젊은 의사 출신 의원들이 무언가 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국회의원으로서 확실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의학과의 이송 거부 금지처럼, 필수의료 분야에서 원하는 법적 리스크 문제를 해소하려는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준다면 많은 전공의가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주영 의원이 응급의학과부터 시작해 필수의료 분야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주영 의원실은 전날 전공의와의 면담은 이들의 구심점이 되기보단, 격려 목적이 컸다고 답했다. 다만 당 차원에서도 향후 전공의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고민하는 등 계속해서 대화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