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 c-MET 억제제 바바메킵 임상 레이저티닙 무상공급
글로벌 권한 가진 J&J 결정에 관심 집중 "내성 극복에 초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개발 중인 '폐암'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일까.
최근 에이비온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약물을 무상으로 공급받아, 자사의 치료제와 병용임상에 나서는 등 기대감을 키우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결정도 이례적이라는 평가 속에서 무상공급 약물이 '레이저티닙'이라는 점도 관심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비온은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 얀센과 EGFR 돌연변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하는 병용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약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에이비온이 보유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은 c-MET 변이를 타깃하는 '바바메킵'이다.
c-MET는 상피간엽이행(MET) 유전자에 의해 발현된 단백질로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대표적인 암 유발 유전자로 꼽히며 폐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위암, 간암 등 각종 고형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확인된 바 있다. c-MET 표적치료제 타깃 환자 수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0%인 25만명으로 추정된다.
미국 제약시장 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c-MET 저해제 시장 규모는 2020년 25억 1900만달러(약 2조 8000억원)에서 2026년 47억 2600만달러(약 5조 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에이비온은 J&J로부터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를 무상으로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임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에이비온은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바바메킵'의 임상 2상 컷오프 결과와 함께 레이저티닙과의 병용임상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임상은 에이비온의 c-MET 억제제인 바바메킵과 레이저티닙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이며, 해당 공동연구는 EGFR 돌연변이 NSCLC 환자에서 EGFR 저해제를 투여 받은 후 c-MET 변이로 인해 내성이 생긴 경우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해당 분야 글로벌 표준 치료로 인식되는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 아스트라제네카) 내성 환자가 주요 치료 대상이다. 즉, 이 같은 배경 탓에 J&J가 레이저티닙의 무상공급이라는 이례적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에이비온 측은 "해당 계약을 통해 에이비온은 임상연구의 스폰서로 연구를 주도하며, J&J는 해당 임상시험에서 사용되는 레이저티닙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임상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올라간 상태다. 병용임상 대상이 국산 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이라는 사실과 함께 약물을 무상공급 받기로 했다는 점도 주목대상이다.
레이저티닙의 원 개발사가 유한양행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치료제 병용 전략으로 임상현장에서의 언멧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표준치료로 평가되는 오시머티닙에 대한 내성 MET 변이 환자 등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차 치료옵션에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발사가 유한양행이지만 글로벌 라이센스는 J&J가 가지고 있는 만큼 전적으로 J&J의 결정"이라며 "이전에 이 같은 무상공급의 사례가 많이 없다는 점에서 J&J가 고민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EGFR 돌연변이 NSCLC 치료에 있어 임상연구가 타그리소 병용 또는 새로운 내성 메커니즘을 다루는 데 최근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치료 순서 상 타그리소에 이은 후속 치료 임상 접근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