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리스' 허가 9년만에 정식 출시…유전성 발열 해결 기대

발행날짜: 2024-08-08 18:32:14
  • 서울성모 정대철 교수, 극희귀질환 환자 삶의 질 향상 강조
    전국 4개 병원부터 도입…급여 '제외' 적응증 환자부담 숙제

유전성 발열증후군 치료제인 '일라리스(카나키누맙)가 허가 9년만에 국내 정식 출시됐다 .

급여 적용에 세차례를 고배를 마시고 건강보험적용을 인정받은 것인데 임상 현장에서는 추가 적응증 급여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대철 교수는 유전성 발열 증후군 임상현장 인식개선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성모병원 정대철 교수(소아청소년과)는 한국노바티스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일라리스 급여 적용에 따라 변화된 임상현장 치료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은 ▲CAPS(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 ▲TRAPS(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관련 주기적 증후군) ▲HIDS(고면역글로불린D증후군)/MKD(메발론산 키나아제 결핍증) ▲FMF(가족성 지중해 열) 등을 포함하는 유전성의 희귀 자가 염증 질환이다.

주로 영유아기에 발생해 이유 없는 발열, 발진 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평생 질환 관리가 필요하며, 증상이 장기화되면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이상, 아밀로이드증, 청각상실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 가운데 8월부터 일라리스가 CAPS, TRAPS, FMF 등에 대해서 급여가 적용됐다.

치료제를 보유한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2015년 국내 허가 이후 9년 만에 정식으로 일라리스를 국내 임상현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3번의 도전 끝에 급여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을 필두로 서울대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본격적인 일라리스가 공급돼 환자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출시 9년 만에 일라리스를 활용해 환자 치료를 처음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유전성 발열 증후군 자체가 극희귀 질환에 속하는 터라 2015년 허가 이후 9년 동안 국내 공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0년 가까이 이름만 들어봤던 치료제를 임상현장 의료진이 경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대철 교수는 "이번에 급여 적용을 받은 3가지 적응증은 모두 극희귀질환으로,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진단 방랑을 겪었다. 또한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라 의료진으로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며 "환자들은 물론이고 의료진들도 오랫동안 일라리스 급여 적용을 기다리고 있었던 만큼, 9년 만에 급여 적용 소식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일라리스 급여에 따라 병원에 긴급 약사위원회 통과를 요청해 승인받았다"며 "본격적으로 활용이 가능해진 만큼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급여 논의 과정에서 일라리스 적응증 중 MKD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

국내 허가 9년 만에 급여에 적용됐지만 추가적인 급여 확대 등 '숙제'는 여전한 모습이다.

한국노바티스 면역사업부 박혜윤 전무는 "MKD 같은 경우는 아직 희귀질환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고, 질병 코드 및 산정 특례에도 해당되지 않는 질환이다 보니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정대철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희귀질환을 매년 지정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MKD의 경우 올해 1월에 새롭게 등록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이들 환자에 대해서도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일라리스는 만 2세 이상 소아 및 성인에서의 CAPS, TRAPS, FMF를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모두에서 허가받은 치료제다.

유럽류마티스학회와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2021년 제시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CAPS 치료에 권고하는 인터루킨-1(IL-1)억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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