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라진 병동…교수 순환당직제 도입 대안될까

발행날짜: 2024-08-20 05:30:00
  •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 내과진료 체계안 필요성 주장
    교수 순번제로 입원전담의 역할 수행…수가 지원도 제안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전문의 중심병원을 현실화하려면 전문의(교수) 순환당직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내분비내과·대한내과학회 김대중 수련위원장)은 19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일선 수련병원의 새로운 내과진료 체계(안)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김대중 교수가 제시한 진료체계안의 핵심은 지금까지 전공의에게 의존했던 병동환자 케어를 전문의 즉, 교수가 전담하는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 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이자 현직 내과 교수의 정책적 제안인 만큼 향후 도입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

그에 따르면 과거 수련병원 대부분은 교수가 전공의와 병동 회진 이후 교수는 외래 및 검사, 시술을 진행해왔다. 병동 환자는 전공의가 전담 케어를 했기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전공의가 사라진 수련병원 체계에서는 교수가 병동을 커버하지 않으면 언제 의료사고가 터질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이를 대비해 전문의를 병동 환자 케어에 투입하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

현재 상당수 수련병원들이 입원전담전문의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지만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병동만 적용 중이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내과 입원환자는 250명. 이중 입원전담전문의 3명이 50명의 환자를 전담하고 있다. 여기에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을 할 교수 인력을 늘려서 운영하자는 얘기다.

김대중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선발에 어려움이 있으니 소화기, 호흡기, 종양내과 등 병동환자가 많은 분과 교수들은 순번제로 병동에 상주하는 입원전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1년 내내 병동 상주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1개월씩 순환 근무 시스템으로 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전문의 즉, 교수를 병동 전담케어를 투입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보상도 제안했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사태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수가에서 입원환자 관리료를 가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교수가 병동 환자를 전담할 경우 입원전담전문의 수가의 2배를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교수가 병동 환자 전담케어를 하려면 그에 부합하는 수가 체계가 적용돼야 가능하다"면서 "수가 체계가 없는 상태에선 반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에도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고 정책적 제안을 한 바 있다.

김대중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이 정부, 학계에 제안한 내과진료 체계안

물론 해당 수련병원 외래 수입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 진료를 유지할 경우 의료사고 등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이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대중 교수는 "호흡기 내과 교수의 경우 아침에 출근하면 응급실로 환자들이 내원하고 퇴원시키면 또 밀려오고 있다"면서 "병동 환자 케어가 허술하면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결국 해당 의료진의 의료사고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늦기 전에 병동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김 교수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수로 땜질하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심각성을 알렸다.

즉, 선진화된 정책으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아니라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문의 인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당장 진료 스케줄에 치여 연구는 물론 외부 학술활동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6개월 이상 어떻게 버텨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전문의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려고 하겠느냐"라며 "전문의 채용이 어렵다보니 결국 PA간호사로 대체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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