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임시 공휴일 지정 두고 일선 병원들 볼멘소리
"예약환자 취소할 수도 없고" 인건비 부담만 1.5배 증가
"누구를 위한 임시공휴일인가?"
"병원은 추석 연휴에 응급진료 강제지정하는 판에 무슨…"
3일, 정부가 오는 10월 1일(국군의 날)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자 일선 병원들은 한숨이 깊어졌다. 현실적으로 정상진료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만 높아지기 때문이다.
3일 병원계에 따르면 상당수 병원들은 한달 전부터 10월 1일, 진료 예약을 받은 상태다. 전체 예약환자를 대상으로 예약 일정을 변경할 수도 없는 상황.
임시 공휴일이 되면서 휴일 수당을 적용해 인건비 부담만 1.5배 높아지게 되자, 볼멘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진료 대란을 우려해 응급진료를 유지할 동네 병·의원을 강제지정한 상황에서 선심성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은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의료대란 상황에서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응급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수도권 A중소병원장은 "사전에 알았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당황스럽다"라며 "결국 정상진료를 해야할 것같다. 인건비 부담만 높아졌다"고 한숨을 지었다.
또 다른 B중소병원장은 "정부는 선심쓰듯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면 그만이지만 병원들은 돈으로 메꿔야 한다"면서 "게다가 추석연휴를 앞두고 의료공백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는 화가난다"고 토로했다.
최근 대학병원 전공의 사직 여파로 일선 병원급 응급실 내 응급환자 중증도가 높아지면서 2차 병원 의료진들도 과부하가 높아지는 상태다. 임시공휴일 지정과 무관하게 진료를 유지해야하는 병원 입장에선 씁쓸한 소식이라는 얘기다.
A중소병원장은 "매번 임시공휴일을 지정할 때마다 이런 식"이라며 "특히 이번에는 일선 병원들이 의료공백을 고려해 휴일없이 진료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소식을 들으니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