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Clock Watcher?"(109편)

한독 백진기 대표
발행날짜: 2024-10-07 05:00:00 수정: 2024-10-09 17:22:28

퇴근시간은 봉급쟁이들의 '하루짜리 희망'과도 같다.

그러나 퇴근시간이 될 때까지 얼마나 남았나하고 계속 시간을 보는 것은 몰입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생산성과 거리가 멀다.

영어권은 이미 산업화 역사가 오래돼서 그런지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사람을 ‘Clock Watcher’라는 표현을 썼다.

기가 막힌 표현이다.

군대 있을 때 많이 그랬다.

언제나 이 지끗지끗한? 의무복무기간이 끝나 사회로 나갈까?

"거꾸로 매달려도 국방부시계는 돌아 간다"

장교로 복무했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벽시계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하는 일은 별로 없고, 있어도 내 생각에는 ‘생산성’과 거리가 먼 일들이었다. 시간은 무척 느리게 갔다.

4시50분부터 100m달리기 출발선상에 있는 것 처럼 호흡을 가다듬었다

벽시계가 오후 5시를 가르키면 땡돌이가 되어 쏜살같이 위병소를 빠져나갔다.

퇴근해도 별 볼일 없었는데 왜 그리 부대내에 있는 것은 싫었는지.

회사의 화두는 언제나 ‘생산성향상’이고 그 이면에는 ‘몰입’이 있다.

업무에 몰입을 해도 ‘생산성향상’이 될까 말까인데

하물며 ‘덜 몰입’이나 ‘Clock Watcher’들이 득실 대는 팀이라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까?

불 보듯 뻔하게 ‘생산성저하’가 보인다.

과연 팀원들 중 ‘Clock Watcher’는 누구일까?

1) 일이 많은 팀원들은 시계 볼 시간도 없다. 이분들은 아니다.
2) 역량이 부족한 팀원들은 업무시간이 늘어지고 관리자가 시퍼렇게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어서 시계 볼 여유가 없다. 이분들도 아니다.
3) 일이 적은 팀원들이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4) 역량수준이 높아 일을 빨리 마치는 팀원들이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5) 어차피 일이 많아 오늘 늦게까지해도 다 하지 못하는 팀원이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3),4),5)외에도 퇴근 후 외부약속으로 간혹 ‘Clock Watcher’가 되는 등 다른 경우도 있을 것이다.

1)번 팀원들은 골병이 든다. 대개 일을 잘하는 팀원에게 일이 많이 돌아간다.

해마다 좋은 평가, 업무과중을 개선해 준다고 운운하면서 그냥 저냥 계속간다.

일을 많이 하고, 복잡하고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하기에 실수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다. 번 아웃이 된다.

화를 내면 다행이지만 조용히 사표던지고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팀, 조직전체에 큰 손해다.

2)번 팀원들은 역량향상 시킬 교육시간도 확보 안된다.

‘신입’이나 ‘만년 역량부족’ 팀원들이다.

그나마 신입은 업무경험이 쌓이면 역량이 나아진다.

그들도 ‘Clock Watcher’을 쳐다 보면서 조직내 ‘투덜이’가 된다.

3)번 팀원들은 대개 역량부족으로 팀장이 미더워 일을 많이 맡기지 않는 팀원들이다.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복잡한 일, 어려운 일, 중요한 일은 시키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이 빨리 끝나 늘 퇴근 시계를 쳐다 볼 수 밖에 없다.

시간적여유가 있으니 적게 배정된 일에 대한 실수도 적어진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도 없어서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다.

주어진 것을 다하고 실수도 적기 때문이다.

이러니 평가를 나쁘게 줄 수도 없다.

조직유지의 가장 중요한 인사가치인 ‘공정한 평가’에서 거리가 멀어진다.

1),2),4),5)번 팀원들이 3)번에 대한 평가를 보면 과연 뭐라고 하겠는가?

특히 1)번 팀원들이 이 평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내가 1)번 팀원이라면 바로 사표다.

4)번은 역량수준이 높아 일을 빨리 마치는 팀원이다.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이 팀원들에게 따질 것은 일의 완성도이다

일의 완성도가 높으면 팀장으로서는 ‘생큐’다.

복잡하고 어렵고 중요한 일을 줄 수 있는 팀원이기 때문이다.

일이 몰리는 1)번 팀원의 일을 나누어 줄 수 있고

2)번 팀원의 교육받을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팀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팀원들에게는 동기부여책이 필요하다.

인정, 승진, 평가, CDP등의 인사시스템을 적용하여

일이 늘 더라도 받아드릴 수 있는 ‘사전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적 동기요인을 만족시켜야 한다.

5)의 팀원은 일의 우선순위나 일을 마쳐야 되는 시간due date를 놓치는 경우가 아니면, 모든 팀원이 해당되는 경우이므로 일시적인 ‘Clock Watcher’ 가능성이 높다

리더가 손을 놓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일이 많은 1)번 팀원이 일어나 “ 나 일 많으니 내 일 중 이 일은 4)가 가져가고 저 일은 3)이 가져가”라고 할 수 있는가?

업무재분배(job rearrangement)해야 한다.

각 팀원들의 KPIs도 버전업해야 한다.

4)번 팀원을 찾아내는 것이 업무재분배의 핵심이다

그거 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거나 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거라도 제대로 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업무재분배(job rearrangement)는 리더의 Key Job중 Key Job이다.

팀원들의 이런 상태를 못 본 체하거나, 못 봤으면 ‘직무유기’다.

리더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그리고 두가지 팁이 있다.

하나는 리더는 팀원들의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퇴근시간 됐나? 안됐나?만 쳐다보고 있는 직원이 있으면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일에 대한 관심은 1도 없다.

외부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뭣 하러 이들을 잡아 놓는가?

“김대리 일 끝났으면 퇴근하세요, 나도 정리하고 퇴근하려고 하니까”라고 선심이라도 쓰자.

군대에 땡돌이로 있을 때

‘야 백중위! 일 다 끝났으면 대장님도 안계신데 일찍 퇴근해, 나도 정리하고 들어갈꺼야”라고 얘기하던 군기과장님의 ‘따듯한 한마디’가 새삼 떠 오른다.

둘째는 일을 분해해보면 계획plan+운영do+점검see이다.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은 거의 운영뿐이다.

조금 더 나가면 점검까지가 일이다.

업무기획이나 업무계획은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획plan쪽의 일을 관리자가 던지지 않아서 고민이 적고 ‘Clock Watcher’가 나온다

급변하는 환경과 무한경쟁체제하에서의 생산성향상은 ‘지난번 처럼 일하는 것’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야 나온다.

모든 팀원이 현재하는 일에 대한 개선안을 만들게 해야 한다.

모든 업무를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숙제를 주면 24시간? 각자가 ‘화두’를 이고 다니게 된다.

이처럼 많은 근로시간을 확보하는 길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특정장소, 회사 그리고 책상에 팀원들을 가두어 두는 것보다

근무시간을 무한정 늘리는 잡크래프팅을 추천한다.

원래 땡돌이 땡순이 처럼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일에 대한 디자인을 달리하는 job re-planning이나 job crafting을 주문하는 것이 사용자측에서 봐도 엄청유리하다.

두개의 팁을 머리속에서 뭉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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