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국립대병원 경영난 심각…전체 차입금 전년 두 배
장종태 의원 즉각적인 정부 재정 지원 당부 "어떻게든 살려야"
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전공의 사직으로 국립대병원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년 3배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는 병원이 나오는 등 당장 올해를 넘기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오는 상황이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원대학교병원 남우동 원장은 현재 굉장한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동성 위기뿐만 아니라 간단한 수치로만 봐도 지난해 적자의 3배 수준의 손해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는 전문의 당직 수당 등의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신규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내년 초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병상 가동률 역시 지난해 70%에서 현재 40%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남 원장은 설상가상으로 교수들의 추가 이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이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대규모 사직하는 것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봄부터 비상 경영 TF를 운영하며 인원 재배정, 사업계획 및 투자계획 유예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이라며 "하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은 병원 특성상 긴축으로 인한 재정 절감이 크게 효과를 못 보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관련 대책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의 질문에 남 원장은 교수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즉각적인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정부는 내년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대한 대규모 예산 투입을 예고하긴 했지만, 당장 내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것.
적어도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건비 지원사업 등 유동성 지원 대책을 확대하거나, 최소한 유지라도 해달라는 요구다.
또 남 원장은 정부를 향해 "강원대병원이 강원도의 책임의료기관으로서 당당히 역활할 수 있는 정도의 재정적인 보상책을 정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 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종태 의원은 다른 국립대병원 상황도 강원대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남은 병원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으로 전가되면서 이들 병원의 연쇄적인 붕괴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는 "힘없는 직원들이 언제까지 희생해야 하느냐는 목멘 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게 된 발단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라며 "올해 상반기 동안 국립대병원 16곳의 차입금 총액이 1조 3524억 원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 1년 치 차입금 1조3158억 원을 반년 만에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대병원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지역·필수의료체계와 의사 인력 수련체계가 모두 망가진다. 지금처럼 국립대병원들이 경영난으로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부가 계획한 것들은 시작조차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해서라도 이를 살려내야 한다. 당장 국립대병원 붕괴를 막기 위한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