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순차 접종-동시 접종 대조 임상 시험 결과 공개
동시 접종해도 약물 반응 비열등…이상반응도 차이 없어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을 동시 투여해도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것과 비교해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이에 대한 이상반응도 동시 접종과 순차 접종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의 동시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networkopen.2024.43166).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독감과 코로나는 겨울철에 유병률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초가을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백신 접종을 위해 두번이나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종률에 차이를 보인다는 것. 독감 백신만 맞거나 코로나 백신만 선택적으로 맞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예방 접종 자문위원회(ACIP)는 서로 다른 부위, 즉 오른팔과 왼팔에 맞는 것을 전제로 동시 투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 등의 이유로 제대로된 임상 설계없이 이러한 권고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학계에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활성화 백신인 독감과 mRNA 백신인 코로나를 동시에 접종해도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미국 CDC를 중심으로 듀크 의과대학 엠마누엘 월터(Emmanuel B. Walter)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이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을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러한 동시 접종이 충분한 효과가 있는지, 또한 순차 접종만큼 안전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335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동시 접종군과 순차접종군으로 나눠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동시접종군은 말 그대로 두가지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고 순차접종군은 1~2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그 결과 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은 효과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유효성 부분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한 것.
1차 복합 반응 원성 비율을 보자 동시 접종해도 25.6%의 접종자에게서 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순차 접종군이 31.3%로 좀 더 높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우월성을 가지지는 못했다.
가장 지적이 많았던 안전성 부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심각한 이상 반응 비율을 비교하자 동시접종군이 0.6%, 순차 접종군이 0.6%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질만한 이상반응(AESI)도 동시 접종 그룹이 11.2%, 순차 접종 그룹이 5.4%로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평가를 받지는 않았다.
엠마누엘 월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감과 코로나 백신의 동시 접종과 순차 접종간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세계 첫 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결론적으로 동시 접종은 유효성과 안전성면에서 순차 접종에 비해 열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