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주목한 렉라자 개발 노하우...라트비아 대통령 다안암연구소 방문

발행날짜: 2024-11-28 18:34:52 수정: 2024-11-28 18:37:40
  • 연세암병원 다안 암 연구소, 라트비아 정부와 MOU 체결
    조병철 교수 "현지 병원과 임상협력, 새 비즈니스 모델" 기대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 유한양행)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적 임상 총괄책임자(PI, Principal Investigator) 반열에 올라선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가 새 도전에 나섰다.

단순한 신약 후보물질 개발이 아니다. 그동안의 쌓인 임상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 이식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지난 28일 신촌 연세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한국-라트비아 주요 임상 관계기관 간 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주요 임상기관으로 국내를 대표해 다안 암 연구소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8일 다안(DAAN) 암 연구소는 라트비아 정부와 임상관계 기관 업무협력(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다안 암 연구소는 앞으로 라트비아 현지 의료기관 및 임상기관과의 협력을 구체화 나갈 예정이다.

지난 2008년부터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가 운영 중인 다안 암 연구소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10~20개 국내외 제약사와 임상 공동연구를 통해 치료효능을 검증하고 내성 기전을 밝혀 다양한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다안 암 연구소의 경우 유한양행의 폐암 국산 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을 개발해 낸 것으로 더 큰 명성을 떨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에 1조 4000억원의 라이센싱 아웃을 이끌어낸 데 이어 미국 애브비에 기술이전 된 동아제약 약물의 임상연구를 책임지면서 연이은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것.

특히 임상시험을 책임지는 연구소임에도 불구하고 큰 매출 성과도 올리고 있다. 지난 5년 간 101건의 임상연구 계약을 체결, 약 4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규모 면에서도 한층 커져 2008년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근무하는 직원만 100여명이 넘는다. 여기에는 연세암병원 교수진 4명을 포함해 석‧박사급 인력이 약 50여명이 포진해 있다.

MOU 체결 직후 만난 조병철 교수는 "2008년 연구소를 개소했을 때 2명으로 시작했다"며 "이제는 세계적인 암 연구소로 자리매김 했다. 현재 1상부터 3상까지 진행 중인 임상시험만 100건 이상으로 매년 1000명의 암 환자가 임상시험이 등록할 만큼 세계적인 글로벌 임상시험 허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MOU 체결 직후 만난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는 아시아와 유렵을 잇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국가들도 다안 암 연구소의 임상시험 노하우를 주목하고 있는 것.

라트비아 정부 측과 MOU를 다안 암 연구소는 앞으로 현지 병원 및 임상시험 기관들과 중개연구 및 신약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통합된 기술 교류 및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동시에 유럽 현지 임상시험 진행에 있어 라트비아 병원 및 임상시험 기관들과 비즈니스 협력도 기대된다. 이날 협약에는 내한한 라트비아 대통령과 함께 주한 라트비아 대사 및 영사, 라트비아 투자청장까지 모두 참석해 다안 암 연구소의 임상시험 기술에 주목했다.

때에 따라서는 라트비아 정부 차원에서의 다안 암 연구소 협력에 따른 추가 투자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병철 교수는 "제약·바이오산업은 고부가 가치를 지닌 분야"라며 "다른 산업 분야와 달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FDA, EMA 등 허가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핵심으로 국제적인 장벽이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성장이 무긍무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안 암 연구소는 중개연구 및 임상연구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신약개발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이러한 기관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라트비아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는 동시에 양국 간 경제 및 투자 성장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라트비아 정부와의 협력이 새로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병철 교수는 기대했다.

조병철 교수는 "제약·바이오는 내수를 목적으로 하는 산업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진출할 수 있는 모멘텀의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라트비아의 경우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이 2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현지 병원과 임상시험 기술과 전략을 공유하고 유럽 현지 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치료는 특정 병원이 한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 산업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렉라자 개발 경험을 살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더 큰 비즈니스 전략 마련을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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