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공지 예정 "지역·중앙과 의견 조율 마쳐"
지지 의사 밝히고 나선 회장 후보들 "절체절명 시기"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철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정시가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대표자대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12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의료 농단 사태에 대한 의료계 전국대표자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미 의협 대의원회·집행부, 지역의사회와 의견 조율을 마쳤고 오는 13일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의협 비대위 박형욱 위원장은 "어제 전국대표자대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며 "이런 문제는 비대위가 결정하지만 지역의사회, 대의원회, 집행부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 조율은 끝났고 내일 공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에서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일선 의사 회원들 사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의협 비대위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이틀만인 5일에서야 성명서 형식의 대응만 이뤄지면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자체적인 집회나, 탄핵 집회 의료지원 등 실질적 행동은 없었다는 것.
다만 전국대표자대회가 예고되면서, 이를 시작으로 의대 증원 철회를 요구하는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투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의협 제43대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들도 이에 지지 의사를 밝히며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우리가 협조해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후보자 입장에서 당연히 비대위가 결정했으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외 행동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상황이나 의료계 현황을 비대위가 잘 종합 분석하고 판단해 후속 조치들을 결정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대표자대회에도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궐기대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되는 만큼, 탄핵 국면을 지켜본 후 내부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의료 농단 문제와 탄핵을 어떻게 결부시켜 문제를 풀 것인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것.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도 의사들이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궐기대회보단 의협 비대위 차원의 집회 의료지원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정치적으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의사라면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후보는 "궐기대회가 문제가 아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집회 현장에서 의료지원을 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는 상황에서 무엇을 재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 의사들은 의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는 의사들이 받은 탄압을 온전히 알릴 수 있는 집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 사태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의사 회원들이 많이만, 정치색이 짙은 집회들이 많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 것. 그가 대표로 있는 미래의료포럼은 이미 지난 9일 입장을 내고 조속한 전국의사 궐기대회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주 후보는 "집회에 나가고 싶어도 그 집회 성격 때문에 못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극좌나 극우가 주도하는 집회는 나가고 싶지 않다"며 "숫자가 몇 명이 되든,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의사들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추진하는 대표자대회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또 이 후보는 이미 경기도의사회를 통한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만큼, 비대위가 어떤 투쟁을 하더라고 적극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입시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마지막이자 정말 절체절명의 시기다.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며 "다만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투쟁을 위해선 로드맵이 필요하다 비대위가 어떤 투쟁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 모든 걸 희생해서 비대위가 어떤 지침만 내리면 어떤 것이라도 협조할 각오가 돼 있다"고 전했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역시 궐기대회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대 증원 철회가 시급한 시점인 만큼, 이를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대학 총장을 만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 또 의협 비대위가 이를 위해 의료계 총의를 모으고 화합해줄 것을 촉구했다.
최 후보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시점이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때 이런 점을 우려했다. 대통령이 탄핵 시점에 선거를 다시 치르는 상황이 아쉽다. 그러나 지금은 전적으로 비대위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의료계 대표로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비대위가 회원들의 총의를 모으고 결단·대응해야 한다. 더는 주장만 할 때가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