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용 건국대병원 교수, 60대 심장 및 호흡기환자 예방 강조
영유아 대상 '베이포투스' 더해 연령별 비급여 시장 형성 주목
GSK의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이하 RSV) 백신 아렉스비(Arexvy)가 마침내 국내에 상륙한다.
심부전과 호흡기 등 주요 기저질환을 보유한 60세 이상 입원 환자에게서 필수접종 백신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건국대병원 문지용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14일 한국GSK가 아렉스비 출시에 맞춰 개최한 행사에 참석, RSV 감염병 현황에 따른 백신 접종 필요성을 평가했다.
RSV 감염증은 뉴모비리데과에 속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독감, 코로나19와 함께 대한민국 4급 법정 감염병에 속한다. 다른 호흡기 질환과 유사하게 콧물, 인후통, 기침, 가래가 흔히 나타나며, 독감만큼 전염성이 강하고 고위험군은 폐렴 등 합병증을 동반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SV 감염증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영유아, 60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 심장 및 폐질환자 등이다.
아렉스비의 경우는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주 대상으로, 한국GSK는 오는 5월 말 임상현장에 백신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관심은 아렉스비가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에 이어 국내 임상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냐로 옮겨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최초의 RSV 백신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아렉스비의 총 매출은 약 1조원 수준이다.
문지용 교수는 60세 이상 성인 및 기저질환자에서 RSV 감염증 질병부담과 예방의 필요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폐, 심장 등에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RSV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RSV로 입원한 6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저질환자 중 심부전 환자는 38.6%, COPD 환자는 35.4%, 천식 환자는 28.6%로 조사됐다. 이들 중 입원 기간 동안 증상이 악화된 비율은 각각 38.%, 80%, 50%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심장 및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60세 이상 환자에게 있어서 아렉스비 접종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문지용 교수는 "RSV 감염증은 60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이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후향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RSV 감염병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성인의 56.8%가 폐렴이 발생했고, 10.6%는 사망했다. 또한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25%가 퇴원 후에도 재입원할 정도로 장기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질병 부담에도 불구하고 RSV 감염증에 대한 인지도가 미비하고 감별 검사도 잘 시행되지 않아 RSV 감염증의 질병부담은 과소 평가돼 있다"며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대증요법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아렉스비 뿐만 아니라 최근 RSV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백신 및 항체주사 국내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유아 대상으로 한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 사노피)'가 대표적이다.
베이포투스에 이어 아렉스비까지 연령 별 RSV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는 품목들이 등장함에 따라 새로운 비급여 시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대한감염학회 임원인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에게 RSV는 치명적이다. 더구나 병문안이라는 국내 임상현장이 가진 독특한 특성 또한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병문안 문화로 인해 고령자인 중증질환자가 RSV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 이 때문에 고령 중증질환자의 경우 아렉스비를 필두로 RSV 백신이 필수접종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베이포투스를 현재 1회 접종하는 경우 65만원으로 책정했다. 사입가과 세금 등 전반적인 면을 고려한 것"이라며 "영유아와 소아 대상이기에 상대적으로 가격 허들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대상포진이나 HPV 백신 보다 가격 부담이 더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