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에게 물었다…간담췌외과 몰락 이유를"

발행날짜: 2025-05-20 05:30:00
  • 김종만 교수 "의정 갈등 1년…지원자·연구 감소 등 4중고"
    "2025년 1년차 펠로우 12명…10년 뒤 의료대란 불가피"

19일 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이식학회, 대한간암학회는 종로 달개비에서 간담회를 갖고 간 지원자 현황 및 더 리버 위크 학술대회 준비 현황을 공유했다.

"간담췌외과 지원자 감소 이유는 높은 업무 강도와 워라벨의 불균형, 높은 책임감과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낮은 보상과 경제적 불균형, 전공의 수련 환경의 열악함 때문입니다." -ChatGPT

ChatGPT는 정답을 알고 있었다. 정답을 모르는 건 정부였다.

의정 갈등이 장기화된 지 1년, 간담췌외과 분야가 수술 감소, 합병증 증가, 전공의 지원 급감, 연구 생산성 저하라는 '4중고'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77명에 달했던 간담췌 펠로우 수는 2025년 39명으로 줄었고 이 중 1년차는 12명에 그쳐 이들이 현장에 나오는 10년 뒤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의료 대란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

19일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더 리버 위크 2025' 김종만 준비위원장(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은 종로 달개비에서 개최된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현황을 공식화했다.

김 교수는 "2024년 2월부터 7월까지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암 수술 건수가 전년 대비 16.8% 감소했으며, 간암 수술은 특히 23.1%나 줄었다"며 "수술의 절대량이 줄어드는 건 환자에게 직접적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종만 더 리버 위크 준비위원장(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

수술 건수 감소에 더해, 현장에 남은 외과의사들의 피로도는 더욱 심화됐다.

김 교수는 "외과의사의 번아웃 비율이 2019년 30.7%에서 2024년 56.3%로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최근 조사에 따르면 70.5%가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술 팀워크도 약화되면서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졌다.

그는 "의정 사태 전엔 팀 단위로 진행하던 고난도 수술이, 현재는 외과의사 단독 수술로 전환되며 전체 합병증은 3.8%에서 6.9%, 중증 합병증은 1.8%에서 4.89%로 뛰었다"며 "65세 이상 고령 환자, 췌장·간·개복 수술에서의 합병증률은 각각 10~27%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의료현장 위축은 연구 생산성 저하로도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 주도로 진행된 간질환 분야 논문 생산성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발표 논문 수는 2021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고, 특히 비수도권에선 18% 가까이 줄었다.

미래 인력의 기반도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간담췌외과 펠로우 수는 2018년 77명에서 2024~2025년 각 39명으로 반토막 났고, 1년차 펠로우는 2025년 기준 전국에 12명뿐이다. 김 교수는 "10년 후엔 기본적인 간 수술조차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발표 말미에서 "ChatGPT에게 '한국 간담췌외과 지원이 줄어드는 이유'를 묻자, 높은 업무 강도·불균형한 워라밸·낮은 보상·의료사고 부담·제도적 문제 등을 지목했다"며 "AI도 문제를 알고 있는데 정작 정부는 이를 모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과 비교해 간절제 수술의 수가가 2.4~4.6배 낮고, 의료사고 기소율은 일본보다 14.7배, 영국보다 580배 높다"며 "2017년 의대 목동병원 사건 이후 소아과 지원율이 113.2%에서 16.3%까지 급감했는데 이런 제반사항의 개선 없이는 외과 전공의의 지원율 향상은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환경에선 로봇 수술, 복강경 등 선진 치료 기술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의정 갈등을 해결하고 외과 인프라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간담췌외과의사 지원자 감소 이유에 대한 ChatGPT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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