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협상 진통 겪는 마운자로…복잡한 급여 실마리 풀릴까

발행날짜: 2026-04-10 11:53:50
  • 릴리-공단 약가협상 한 차례 연장…혁신신약 인정 주목
    임상현장, 타결 시 설정 될 기준 관심…오젬픽 전철 밟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GIP·GLP-1 이중작용제로 국내 당뇨병 치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릴리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두고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이 한 차례 연장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릴리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주 제품사진.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당뇨병 적응증으로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나 최근 협상 기한을 연장하며 추가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릴리 측은 마운자로가 기존 GLP-1 단일 작용제 대비 탁월한 혈당 강하와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한 '혁신신약'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에 걸맞은 약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내건 '혁신신약 가치 보상'의 상징적인 사례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릴리 입장에서는 임상적 우위가 확실한 만큼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협상 연장은 그만큼 양측의 가격 간극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추가적인 문제는 약가협상을 타결한다고 해도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급여 등재에 성공한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현재 오젬픽은 급여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는 "쓸 수 있는 환자가 한정적"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급여 기준이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병용 투여에도 당화혈색소(HbA1c)가 일정 수준 이상이고, 동시에 체질량지수(BMI) 조건까지 충족해야 하는 등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GLP-1 제제가 비만 치료 목적으로 오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실제로 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서울내과)은 "급여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처방을 하면 된다. 문제는 급여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아예 활용할 수 없도록 막아 놓은 점"이라며 "급여기준상 비급여로 활용할 경우 불법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cap)을 설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마운자로가 오젬픽의 전철을 밟지 않고 얼마나 유연한 급여 기준을 확보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가의 신약인 만큼 정부가 오젬픽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줄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마운자로가 급여권에 진입하더라도 사실상 '중증 당뇨 환자'나 '비만 동반 당뇨 환자' 등으로 처방 범위가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인 한 상급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마운자로가 혁신적인 효과를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 급여 체계 안에서는 그 날개를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약가 타결만큼이나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세부 급여 고시가 어떻게 확정될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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