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 해마다 급증... 의료계 의식수준 70년대서 멈춰
|특별기획| 여자의사 2만명 시대 빛과 그림자
의료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과 함께 의료계 진출을 꿈꾸는 여학생과 의대에 입학하는 여대생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는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나타난 사회 추세의 하나다.여자의대생과 여자의사의 비율은 늘고 있지만 그들의 지위 또한 숫자와 비례해 상승해 왔을까? 한마디로 대답은 'No'다. 단단하고 견고한 의료계의 전통적인 남성중심 위계서열 구조와 도제적 시스템, 의료계 곳곳에 만연한 권위주의 풍토속에서 그들은 아직 똑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 사회뿐만이 아닌 전문직업성을 가진 의료계와 의료조직내에는 아직 여의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그 근거 상황과 문제점을 분석해보고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
(2)원인찾기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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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비율 20%, 1975년부터 해마다 점차 증가추세
현재 전체 의사 숫자에서 여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18.2%로 의사 10명 중 2명이 여의사이다.
이는 2003년 12월 31일 현재 보건복지부에 면허등록된 81,243명 중 의협에 신고된 60,206명 중 남자의사 49,261명 여자의사 10,945명에서 얻은 수치다.
지난 1975년부터 2001년까지 정리된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여의사 수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75년 총 의사수 16,260명 중 여자의사는 2,216명(13.6%)였다. 1985년에는 총 의사수가 29,151명이 되었고 그 가운데 여자의사는 4,029명(13.8%)으로 늘었다.
1995년 57,096명 중 10,185명(17.8%), 의사수가 급격히 늘어난 2001년 총 의사수는 75,203명으로 이 중 여자의사수는 13,545명(18.0%)으로 증가했다.
2002년 통계청 의료인면허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78,609명의 의사 중 남자의사 64,165명, 여자의사 14,444명으로 여의사 비율은 18.4%로 집계된다.
"우리 동기들 중 여학생 비율이 총 126명 중에 40명 정도니까 한 30% 정도에요. 후배들을 보면 50%는 못되지만 40%는 훨씬 넘어요. 계속 증가하는 추세죠." 올 2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는 99학번 배효숙씨의 설명이다.
최근 5년동안 여의사 인원은 1999년 7698명, 2000년 8333명, 2001년 9635명, 2002년 10,343명으로 해마다 600에서 1,300명씩 증가하면서 주요 의과대학 입학 여대생 비율이 30%를 웃도는 흐름과도 일치하고 있다.
전공의, 여대생, 여교수가 겪는 유리벽과 천장들
"우리과는 여자레지던트 안뽑을거니까 지원하지 말아라, 괜시리 너랑 우리모두 껄끄럽쟎니.. "
K병원 성형외과 레지던트에 지원했던 A씨는 '여자전공의 안 뽑는다'란 말에 굴하지 않고 실력과 힘겨움에 부단히 맞설 각오로 당당히 지원해 결국 합격했다.
A씨는 오히려 '그 과는 여의사 인턴들에 대해 배타적'이란 소문이 돌면서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을 위한 덕을 봤다고 밝혔다.
S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2년차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30, 여)는 회식을 가도 술자리 코스가 정해져 있다고 밝힌다. 교수들과 함께 년차별로 마셔야 하고 못 마신다고 뺄 수 없는 분위기가 흐른단다.
"역시 남자들이 술도 잘먹고 일도 잘하지,, 하는 말을 우연히 듣고 괜한 오기가 생기더군요."
회식 다음날 회진 돌다 토하기도 했지만 여성에 관한 과인만큼 남의사보다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불타오른다고 밝혔다.
S병원 내과에서 수련 중인 S씨의 경우 당직날 응급실에 환자를 치료하러 갔다다가 나이먹은 완고한 환자가 '남자의사를 불러달라'는 소리에 힘이 빠졌다.
'시대가 어느땐데,,,' 하는 마음에 조금도 서글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이라 밝힌다.
Y병원 연구강사였던 한모씨는 연구강사에서 탈락돼 서울 모 보건소 의사로 재직 중이다.
당직과 육아 문제에 때때로 힘들어지지만 자신만 해당하는게 아니라 타 여의사들이나 남자 의사들 모두 피곤에 절어 살기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며 포기하게 된다고 밝힌다.
'남녀 차별적 고정관념이 남아있는 의료계에서 결혼과 아이는 내 보물이자 동시에 짐'이라고 덧붙인다.
이밖에도 레지던트와 교수를 포함한 여의사의 경우 육아 휴직은 커녕 출산휴가 3개월을 미쳐 다 채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보통 1개월에서 2개월 쉬고나면 동료보기도 미안하고, 쉬는 동안 능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돼 서둘러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력월등한 명석한 여제자보다는 실력은 다소 떨어져도 사교성 좋고 체력좋은 남제자를 선호하는 교수와 군대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남자동료가 부럽다고 고백한 여의대생도 있다.
'난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하며 자조적인 마음에 담배도 피워봤지만 괜히 술만 입에 썼다고. 실력밖에 없구나란 생각에 '이왕 들어선 길, 일단 국시를 잘보자. 그래 해보자'며 의지를 다시 세우곤 한다고 말한다.
전문 직업에 해당하는 여의사들에게도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인 유리천장의 벽은 엄연히 그리고 견고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 이중 잣대
한국여자의사회가 2004년 정리한 '한국여자의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문과목별로 여의사 비율이 20%를 훌쩍 넘는 과목도 있고 여의사 비율이 1%를 훌쩍 밑도는 과목으로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의사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과는 소아과ㆍ산부인과ㆍ가정의학과ㆍ피부과 등이며 외과계열인 정형외과ㆍ신경외과ㆍ흉부외과ㆍ비뇨기과 등은 상대적으로 여의사가 귀하다.
일반적으로 외과의 경우 체력 차이 및 진료의 내용과 성격때문에 여의사가 적다고 말해지지만 의료가 단순히 노동력만이 아니라 기술과 대응력, 지식, 환자와의 관계 등 복합적인 부분이 함께 작용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적합한 설명은 아니다.
게다가 체력차이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이비인후과ㆍ정신과ㆍ신경과 역시 여의사가 적은 현실은 체력 차이가 올바른 답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각 전공에서 레지던트 지원시 여의사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남자의사들의 고정관념, 도제식(군대식) 의료노동과정, 후배를 키워야 한다는 측면의 여성배제와 당직 등의 초과근무에 좀더 적합한 남자의사를 선택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복합돼 드러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K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의 말이다.
"임용자체도 그렇지만 보직 여교수 비율을 과별로 살펴보세요. 법내나 의대나 교수 수에 비해 월등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사실이 바로 여전히 차별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서울대 법대 B교수의 이야기다.
의대 내 여교수들 역시 병원 학장이나 의료원장, 학회 회장이나 이사직 등 임원진 비율에 있어서는 현저히 낮은 추세를 보여준다.
"얼굴마담인 회장, 부회장보다 실권이 있는 이사직 등을 안맡기는 것도 차별이죠. 나눠먹기 식으로 학교마다 나이대별로 돌아가면서 보직을 맡는 그런 경직된 사고방식이 문제에요."
그러다보니 추진력과 아이디어 세심함을 가진 여전공의들이나 여교수들이 기를 못펴기도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일단 철저한 능력 위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기회조차 오질 않으니까" S대학병원 P교수가 여자 레지던트 뿐 아니라 교수사회 역시 아직 남녀평등상태는 아니라며 밝힌 이야기다.
의료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과 함께 의료계 진출을 꿈꾸는 여학생과 의대에 입학하는 여대생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는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나타난 사회 추세의 하나다.여자의대생과 여자의사의 비율은 늘고 있지만 그들의 지위 또한 숫자와 비례해 상승해 왔을까? 한마디로 대답은 'No'다. 단단하고 견고한 의료계의 전통적인 남성중심 위계서열 구조와 도제적 시스템, 의료계 곳곳에 만연한 권위주의 풍토속에서 그들은 아직 똑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 사회뿐만이 아닌 전문직업성을 가진 의료계와 의료조직내에는 아직 여의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그 근거 상황과 문제점을 분석해보고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
(2)원인찾기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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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비율 20%, 1975년부터 해마다 점차 증가추세
현재 전체 의사 숫자에서 여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18.2%로 의사 10명 중 2명이 여의사이다.
이는 2003년 12월 31일 현재 보건복지부에 면허등록된 81,243명 중 의협에 신고된 60,206명 중 남자의사 49,261명 여자의사 10,945명에서 얻은 수치다.
지난 1975년부터 2001년까지 정리된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여의사 수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75년 총 의사수 16,260명 중 여자의사는 2,216명(13.6%)였다. 1985년에는 총 의사수가 29,151명이 되었고 그 가운데 여자의사는 4,029명(13.8%)으로 늘었다.
1995년 57,096명 중 10,185명(17.8%), 의사수가 급격히 늘어난 2001년 총 의사수는 75,203명으로 이 중 여자의사수는 13,545명(18.0%)으로 증가했다.
2002년 통계청 의료인면허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78,609명의 의사 중 남자의사 64,165명, 여자의사 14,444명으로 여의사 비율은 18.4%로 집계된다.
"우리 동기들 중 여학생 비율이 총 126명 중에 40명 정도니까 한 30% 정도에요. 후배들을 보면 50%는 못되지만 40%는 훨씬 넘어요. 계속 증가하는 추세죠." 올 2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는 99학번 배효숙씨의 설명이다.
최근 5년동안 여의사 인원은 1999년 7698명, 2000년 8333명, 2001년 9635명, 2002년 10,343명으로 해마다 600에서 1,300명씩 증가하면서 주요 의과대학 입학 여대생 비율이 30%를 웃도는 흐름과도 일치하고 있다.
전공의, 여대생, 여교수가 겪는 유리벽과 천장들
"우리과는 여자레지던트 안뽑을거니까 지원하지 말아라, 괜시리 너랑 우리모두 껄끄럽쟎니.. "
K병원 성형외과 레지던트에 지원했던 A씨는 '여자전공의 안 뽑는다'란 말에 굴하지 않고 실력과 힘겨움에 부단히 맞설 각오로 당당히 지원해 결국 합격했다.
A씨는 오히려 '그 과는 여의사 인턴들에 대해 배타적'이란 소문이 돌면서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을 위한 덕을 봤다고 밝혔다.
S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2년차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30, 여)는 회식을 가도 술자리 코스가 정해져 있다고 밝힌다. 교수들과 함께 년차별로 마셔야 하고 못 마신다고 뺄 수 없는 분위기가 흐른단다.
"역시 남자들이 술도 잘먹고 일도 잘하지,, 하는 말을 우연히 듣고 괜한 오기가 생기더군요."
회식 다음날 회진 돌다 토하기도 했지만 여성에 관한 과인만큼 남의사보다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불타오른다고 밝혔다.
S병원 내과에서 수련 중인 S씨의 경우 당직날 응급실에 환자를 치료하러 갔다다가 나이먹은 완고한 환자가 '남자의사를 불러달라'는 소리에 힘이 빠졌다.
'시대가 어느땐데,,,' 하는 마음에 조금도 서글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이라 밝힌다.
Y병원 연구강사였던 한모씨는 연구강사에서 탈락돼 서울 모 보건소 의사로 재직 중이다.
당직과 육아 문제에 때때로 힘들어지지만 자신만 해당하는게 아니라 타 여의사들이나 남자 의사들 모두 피곤에 절어 살기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며 포기하게 된다고 밝힌다.
'남녀 차별적 고정관념이 남아있는 의료계에서 결혼과 아이는 내 보물이자 동시에 짐'이라고 덧붙인다.
이밖에도 레지던트와 교수를 포함한 여의사의 경우 육아 휴직은 커녕 출산휴가 3개월을 미쳐 다 채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보통 1개월에서 2개월 쉬고나면 동료보기도 미안하고, 쉬는 동안 능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돼 서둘러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력월등한 명석한 여제자보다는 실력은 다소 떨어져도 사교성 좋고 체력좋은 남제자를 선호하는 교수와 군대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남자동료가 부럽다고 고백한 여의대생도 있다.
'난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하며 자조적인 마음에 담배도 피워봤지만 괜히 술만 입에 썼다고. 실력밖에 없구나란 생각에 '이왕 들어선 길, 일단 국시를 잘보자. 그래 해보자'며 의지를 다시 세우곤 한다고 말한다.
전문 직업에 해당하는 여의사들에게도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인 유리천장의 벽은 엄연히 그리고 견고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 이중 잣대
한국여자의사회가 2004년 정리한 '한국여자의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문과목별로 여의사 비율이 20%를 훌쩍 넘는 과목도 있고 여의사 비율이 1%를 훌쩍 밑도는 과목으로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의사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과는 소아과ㆍ산부인과ㆍ가정의학과ㆍ피부과 등이며 외과계열인 정형외과ㆍ신경외과ㆍ흉부외과ㆍ비뇨기과 등은 상대적으로 여의사가 귀하다.
일반적으로 외과의 경우 체력 차이 및 진료의 내용과 성격때문에 여의사가 적다고 말해지지만 의료가 단순히 노동력만이 아니라 기술과 대응력, 지식, 환자와의 관계 등 복합적인 부분이 함께 작용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적합한 설명은 아니다.
게다가 체력차이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이비인후과ㆍ정신과ㆍ신경과 역시 여의사가 적은 현실은 체력 차이가 올바른 답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각 전공에서 레지던트 지원시 여의사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남자의사들의 고정관념, 도제식(군대식) 의료노동과정, 후배를 키워야 한다는 측면의 여성배제와 당직 등의 초과근무에 좀더 적합한 남자의사를 선택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복합돼 드러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K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의 말이다.
"임용자체도 그렇지만 보직 여교수 비율을 과별로 살펴보세요. 법내나 의대나 교수 수에 비해 월등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사실이 바로 여전히 차별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서울대 법대 B교수의 이야기다.
의대 내 여교수들 역시 병원 학장이나 의료원장, 학회 회장이나 이사직 등 임원진 비율에 있어서는 현저히 낮은 추세를 보여준다.
"얼굴마담인 회장, 부회장보다 실권이 있는 이사직 등을 안맡기는 것도 차별이죠. 나눠먹기 식으로 학교마다 나이대별로 돌아가면서 보직을 맡는 그런 경직된 사고방식이 문제에요."
그러다보니 추진력과 아이디어 세심함을 가진 여전공의들이나 여교수들이 기를 못펴기도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일단 철저한 능력 위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기회조차 오질 않으니까" S대학병원 P교수가 여자 레지던트 뿐 아니라 교수사회 역시 아직 남녀평등상태는 아니라며 밝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