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내 건기식 샵인샵 ‘군침도네’

유석훈
발행날짜: 2005-03-01 22:21:19
  • '닥터스 초이스' 벤치마킹...개설 움직임 활발

분당에 사는 주부 장모씨(29)는 독감으로 동네 내과를 찾았다. 유난히 독감환자가 많은 요즘 대기실에서 연신 기침을 하던 장씨 눈에 들어 온 것은 노란색 진열장. 장씨는 “비타민이 건강에 좋고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TV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료후 여성용 종합비타민을 구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비타민하우스의 병·의원 브랜드 ‘닥터스 초이스’가 충북 병원에 1000호점을 개설한 가운데 제약회사들과 관련 업체들이 병· 의원 내 건강기능식품 ‘샵인샵(shop in shop)’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약국영업 노하우로 무장해 성공을 거둔 ‘닥터스 초이스’에 크게 고무돼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일단 비타민 등 영양보충용 제품을 중심으로 병원에 진출할 계획이다.

비타민하우스 관계자는 “의료보험 적자의 80%가 감기 환자에서 비롯되는 점을 감안해도 예방의학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병원 내 새로 매장을 설치하기는 어렵고 좁은 공간에 가장 좋은 판매 형태는 ‘샵인샵’ 이라는데 의사들이 공감했다”고 성공배경을 설명했다.

비타민하우스는 △영양사에 의한 체계적인 영양상담 △영양지원과 식이요법을 위한 전문교육 프로그램 △국내 최대의 Nutrition Support를 위한 병원 전용 제품 완비 △ 고객 관리용 영양 정보 Web Mail △인테리어 컨설팅 지원 등을 가맹점에 지원하고 있다.


비타민하우스에 이어 병원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이수유비케어는 동원F&B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 동원F&B가 직수입해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미국 ‘GNC(제너럴 뉴트리션)’사의 전문 건강기능식품을 국내 병ㆍ의원 시장에 공급한다.

이수유비케어측은 자사의 전자차트 ‘의사랑’을 사용하고 있는 병ㆍ의원에 우선적으로 공급키로 하고 ‘GNC 전문 병ㆍ의원’을 모집 중이다.

회사 측은 “GNC의 제품 중 일반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병ㆍ의원 전용 제품’ 24종을 별도 공급, 병ㆍ의원 수익 향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업체였던 BH라이프(옛 룸앤데코)도 ‘굿 닥터스 클럽’을 발족, 제휴를 맺은 미국 노화방지기관 세네제닉 의학연구소의 처방을 토대로 병원용 건강기능식품을 환자별로 공급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유상증자가 마무리 되는 데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의사인 최문성 대표는 "의약분업이후 개인 병원들이 줄도산하는등 국내 의료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최근 개최한 노화방지, 비만관리 세미나에 수천명의 개원의사들이 몰린 것은 병원의 건강기능식품 판매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약국 샵인샵 경쟁자였던 비타민뱅크도 현재 50여개 병원에서 시수와 테라프로 제품을 판매한다.

비타라이프는 “최근 들어선 병원 및 의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약국 내 매장보다도 매출이 훨씬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영업력’ 제약회사도 가세

병원에 이미 영업망을 확보해 놓고 있는 제약사들도 병·의원 건강기능식품 ‘샵인샵’ 사업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제약사인 D사는 병원 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바 있으며 자체 생산한 제품을 병·의원에 입점시킬 생각으로 진열장 디자인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전문의약품 판매에 영향을 우려한 내부의 반발로 일단 계획을 유보한 상태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의사들은 현재까지 건강기능식품의 효과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어 전문의약품 판매 비중이 높은 자사 인지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경영진이 진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 K 제약도 자사가 생산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병·의원에 끼워 팔기 형태로 소량 공급하던 것을 넘어서 샵인샵 형태의 브랜드화를 모색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일부 의사들이 계속해서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병행 판매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독자 법인 설립을 통해서라도 선별된 건강기능식품을 병·의원에 공급할 계획이다.

의료 컨설팅 회사인 P사는 예방의학과 미용의학, 병원경영 및 마케팅 지원 등 전문적인 컨설팅 등 의료관련 토털서비스를 자문해 주던 중 차세대 병원 주력상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분석, 직접 병원 내에 건강기능식품 매장을 설치하기로 한 상태이다.

업체 관계자는 “몸이 아픈 환자의 심리상 의사나 간호사의 권유는 거의 처방전과 맞먹는 효과를 본다”며“예를 들어 정형외과 의사가 처방을 내리며 ‘글루코사민’제품의 유용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어느 환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나”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병·의원 영리사업에 대해 “30% 정도의 마진이 주어지는 병· 의원이 직접 제조와 수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자체 브랜드로 병원 내 매장을 개설할 수 있고 이는 바로 마진폭 확대로 이어져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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