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사 경영진 목소리 커졌다

유석훈
발행날짜: 2005-03-14 06:48:49
  • 사상 최대 이익배당 결정...오너들 경영 전면에 나서

국내 주요 상장제약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측근 인사들을 대거 재배치하고 사업 영역 다각화를 주도하는 등 오너들의 입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주요 6개 제약사는 11일 대거 정기주주총회를 갖고 전문의약품과 개량신약의 매출 증가로 전년 대비 대폭 증가된 현금 배당을 실시해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두둑한 이익금 배분에 따라 현 오너체제가 나쁠 것이 없다는 주주들의 판단이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제약회사의 보수적 경영체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주총은 ‘주주들의 잔치’

제 32회 정기주총을 가진 한미약품(대표 민경윤)은 현금 20%배당(주당 500원)을 결정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2% 성장한 317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고, 순이익은 무려 84.9%가 늘어났다.

광동제약(대표 최수부)도 코엑스 4층에서 제32기 정기주총을 갖고 1주당 30원(액면가의 3%)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광동제약은 ‘비타 500’의 힘으로 전년대비 39% 늘어난 1872억원의 매출과 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또, 보령제약(대표 김상린)은 지난해 1679억원 매출과 당기순이익 86억원 달성에 따라 1주당 500원을 현금배당키로 한 상태다.

이 밖에도 삼진제약(주당 750원), 환인제약(주당 250원), 대원제약(주당 10%)등 이날 주총을 연 모든 제약사들이 흑자에 따른 현금 배당을 실시해 ‘제약호황’의 말을 실감케 했다.


▶책임경영 내세워 오너 체제 다져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오너 일가와 측근들이 대표이사를 맡거나 등기임원에 등재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두둑한 현금 배당에 따라 주주들의 불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광동제약은 최수부 회장의 외아들 최성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으며 임기가 만료되는 최춘식씨를 재선임하고 마약퇴치운동본부 원도희 사무총장을 새로운 감사로 선임했다.

한미약품도 측근으로 알려진 자금담당 한광섭 상무를 비롯해 안문택, 박진규 사외이사를 각각 유임시켰다.

보령제약은 김종연 관리본부장을 이사로 승진시키고 권동수 상임감사의 연임을 승인했다.

또한, 환인제약도 임기만료된 김긍림, 배혜문이사를 재선임 하는 등 사외경영인을 도입한 대원제약 이외에는 모두 측근들을 새로 기용하거나 재임용한 사례가 많았다.

12일 제약회사 관계자는 “환란 이후 ‘붐’이 일었던 외부 경영인 영입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주주들도 다른 사람이 경영하는 것보다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경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지 정실인사에 대한 딴지걸기가 많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 한 목소리

이번 주총에서는 전문의약품 주력업체는 의약외품을, 일반의약품 주력업체는 전문의약품 개발로 회사의 경영구조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미약품은 많은 토론 끝에 '의료용구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을 위한 특별 결의를 했다.

광동제약은 ‘음료회사’로 굳어진 자사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제약회사 본연의 임무인 전문의약품 개발에 힘쓰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병원 영업팀과 연구진들을 대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제약도 건강기능식품 전문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을 추가,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으로 이어지는 삼각 영업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영진약품은 '코엔자임Q10' 등 원료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일본을 비롯 중국및 중동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에 치중되어 오던 마케팅 전략을 제네릭 의약품 개발로 전환해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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