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침술 왜 못하나...일원화 핵심은 검증<2-完>

안창욱
발행날짜: 2005-03-30 07:33:45
  • 가톨릭대·학회 보완대체의학 연구 활기...패러다임 전환기

[특별기획]보완대체의학의 정통의학 아성 도전기

보완대체의학이 국내에 소개된지 불과 몇년새 의사들의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왜 의사들은 보완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지는가. 의사들은 수입 확대를 넘어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보완대체의학의 현주소와 다양한 실험을 조명한다.

[글 싣는 순서]
<상>약만 처방내는 의사, 주류 자리 밀려나나
<하>의사 침술 불가 "why not?...일원화=과학화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은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의대, 학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현재 연세의대, 고려의대, 이화의대, 서울의대, 포천중문의대, 가천의대 등이 의대 학부과정에서 대체의학을 정규과목으로 다루는 있다.

가톨릭의대는 지난해 통합의학교실(주임교수 변광호)을 신설해 의학과 4학년을 대상으로 16시간을 강의하고 있으며 과학적으로 검증된 보완대체의학(CAM)을 정통 서양의학적 진료와 진단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 생활습관의학(Life style Medicine)을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정립된 통합의학이란 질병이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 육체적, 정서적, 심리적, 영적인 면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통합의학은 환자와 의사간 관계를 강조하면서 의사가 한방 일부(생약, 침술 등), 이완기법(요가, 지압, 태극권, 복식호흡 등), 운동 및 다이어트, 영양요법, 인지전략 등을 수련 받거나 전문가를 활용해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진료에 침술, 보약 활용 시대 온다

이를 벤치마킹한 가톨릭의대 통합의학연구실은 보완대체의학의 작용기전과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학생과 레지던트들을 교육해 이들이 환자 진료에 활용토록 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다.

가톨릭의대는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의학 분야로 심신의학(Mind/Body), 운동, 침술(Acupuncture), 영양제(Nutritional Supplements), 한약(Herbs. 생약) 등을 꼽고 있다.

미국은 이미 심신의학, 침술, 한약 등을 전통 서양의학에 접목해 임상에 활용한지 오래다.

특히 가톨릭의료원이 2~3개월 후 개원할 예정인 토탈 케어 센터(Total Care Center)는 통합의학을 국내 임상에 처음 적용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토탈 케어 센터는 병원내 클리닉에서 내원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약 이외에 심신의학, 요가, 다이어트, 스트레스 조절 등을 통합의학적으로 처방하면 이에 따라 약 8주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변광호 교수는 “거의 모든 성인병은 약만 가지고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으며, 다이어트나 영양조절, 운동, 스트레스 관리, 즉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탈 케어 센터는 향후 센터 내에 침, 한약 등을 다루는 한방클리닉도 개설, 과학적으로 검증된 보완대체의학을 치료에 활용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물론 한의사가 아닌 의사가 한방을 다루게 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도 올해부터 보완대체의학을 교과목에 포함시켰으며, 가천의대 길병원 통합의학센터,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등이 보완대체의학 과학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학적 검증이 핵심 과제

이와 함께 대한보완대체의학회(이사장 이성재)는 지난해 시중에 유통중인 치료보조 성분 42개의 효과와 안전성 연구논문을 조사해 5개등급으로 분류한데 이어 5월 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보완요법 및 치료보조제로 처방 가능한 70례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성재 이사장은 “보완대체의학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해 의료인들이 안심하고 임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현대 정통의학과 한의학, 보완대체의학의 조화로운 적용과 상호발전 방안을 모색 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통합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굳이 나누자면 통합의학은 의료는 하나이며 한방이라 하더라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의학이라고 보는 반면 대한보완대체의학회는 보완대체요법은 어디까지나 전통 서양의학 치료 보조용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완대체의학이든 통합의학이든 이들 학자들의 핵심 관심사는 과학적 검증으로 귀결되고 있다.

변광호 교수는 “과학적 검증 없이는 의사와 환자의 수용도를 높일 수 없으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보완대체의학은 의학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의료이원화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결국 합리적으로 일원화해야한다”면서 “의사가 왜 침이나 보약을 쓸 수 없느냐.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를 찾는 것이며 이것이 진정한 의료일원화”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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