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정신 안차리면 5년후 설땅 없다"

안창욱
발행날짜: 2005-05-31 06:43:19
  • 인터뷰전국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 이동구 신임회장

“참여정부가 공공병원을 지원한다고 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년후 평가에서 영원히 설 땅을 잃을 수 있다”

30일 전국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구(대구의료원장) 회장의 일성이다.

이동구 회장은 메디칼타임즈(www.medigatenews.com)와의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 확충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한다”면서도 “지원을 받았을 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또다시 공공병원이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과거 공공병원은 의료의 질이 낮은 병원으로 낙인 찍혔고, 저소득층과 행려환자들을 진료하는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다행히 참여정부가 시설을 현대화하고, 환자들에게 표준진료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규정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공사의료원은 지역에서 사실상 많은 역할을 해 오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참여정부가 공공병원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번 기회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공공병원의 역할에 대해 그는 “분명 공공의료은 민간이 하기 어려운 희귀난치성치료나 전염병 치료 등을 감당하는 것이지만 그것만 하면 자생력을 키을 수 없다”며 “그래서 급성기치료를 같이 하면서 손실을 보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지방공사의료원에 대한 평가 잣대를 공익성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공의료사업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건강검진사업을 하도록 하는 등 비의료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공공의료 역할을 하도록 하면 수지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수 의료인력 확보와 관련, 이 회장은 “공공병원도 수익을 올리면 성과급을 주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면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유능한 의사들을 영입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경영진단을 통해 투자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향후 5년간 3300억원을 34개 지방공사의료원과 6개 적십자병원에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지원 받았다 나중에 몰매 맞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투자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공공병원을 지원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투자 효율 평가에서 다시 한번 공공병원 투자가 무모했다고 결론이 나면 그땐 설 땅이 없어진다”면서 “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계획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5년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동구 회장은 “전국 34개 지방공사의료원중 28개 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이라며 “이들에게 의료원의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고 거듭나려는 것을 보여주면 경영에 협조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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