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폐교에 새생명 불어넣다

주경준
발행날짜: 2005-06-01 12:35:57
  • 메디케어요양병원, 폐교 리모델링통해 개원

병원이 폐교에 새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전북 고창의 메디케어요양병원은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리모델링해 마련된 만성질환 노인의 보금자리다.

김병기 원장(순천향대/외과 전문의) 10년 전부터 구상해오던 만성질환 노인환자를 위한 병원과 요양시스템 구축를 위한 첫 단추를 폐교를 통해 끼웠다.

어린시절 초등학교의 흔적이 묻어나오고 나지막한 둔덕과 멀찌기 서있는 산등성이와 어울어진 메디케어요양병원은 노인 환자들에게는 당신 스스로 살아오던 환경을 그대로 담고 있어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일 듯 싶다.

폐교를 활용한 병원개원이라는 김 원장의 구상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늘 맘에 둬 왔던 고창 성내면 신성리에 위치한 성내북초등학교 폐교부지가 매물로 나오면서부터.

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가끔 방문했던 곳이며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의 부지 6천여평과 260여평의 건물을 구입했다.

김 원장은 “교육부 불하당시 다른사람에게 매각됐지만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인근 흥덕면에서의 15년 개원생활을 접고 구상해오던 노인환자를 위한 병원 개원 준비에 나서게 됐다” 고 말했다.

개원가는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고 이번이 기회다 싶어 빚을 얻어 그나마 저렴한 리모델링을 통해 개원을 시도하게 된 것. 들어간 비용은 부지구입비 등을 포함해 얼추 10억은 넘고 20억원은 안된다.

리모델링이냐 새로 건물을 짓느냐 부터 고민과 계속된 시행착오 끝에 그나마 가장 저렴하게 마련한 터전이다. 김원장은 일예로 “비용부담에 온돌을 깔지 못하고 히터방식으로 모험하듯 난방을 시도해 다행히 탈없이 겨울을 보냈다”며 당시 어려움을 설명했다.

폐교를 활용한 개원은 김원장의 설명대로 적잖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서울-경기지역 병원신축에 기본이 200억원이라든지 정형외과는 20억은 가져야 개원할 수 있다는 시장 상황에서 보면 새로운 개원 형태을 제시한다.

특히 노인환자의 증가와 요양병상의 수요 등으로 노인전문병원과 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폐교가 수련원이나 박물관외 의료시설로서의 또다른 변모의 가능성을 김원장은 선험적으로 제안했다.

만성노인 환자에게 최적의 환경, 다양한 발전가능성과 비용적 측면은 폐교의 장점이지만 새로운 개원형태인 만큼 곳곳에 경영을 힘들게 하는 복병도 숨어있다.

김 원장은 "인력수급이 힘들다는 점과 응급환자 이동에 다소 거리가 멀다는 부분은 단점으로 지목될 부분" 이라며 "경영활성화까지 적잖은 시련을 예상한 만큼 극복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의원 경영에 있어 베테랑이지만 개원 6개월 새내기 병원장으로 20여명의 인력관리와 환자 진료를 위해 40분거리에도 불구 집에는 주말에만 잠깐 들릴 정도로 폐교를 활용한 병원 성공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김원장은 “만성질환 노인환자를 병원에 맡기고 찾아오지 않는 가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적인 모델로 요양병원과 실버시스템을 융합한 큰 틀을 만들기 위해 병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구성원이 주말농장 등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환자와 가족이 하룻밤 정도를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메디케어요양병원은 그 첫 단추인 셈이다.

폐교를 활용한 메디케어요양병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또하나의 설립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 노인환자의 정서에 딱 들어맞는 입지라는 점은 부정하기 쉽지 않을 듯 하다.

한편 폐교를 활용해 개원한 병원은 전북 무장에 효자노인병원과 학교건물의 요양원으로 인근 건물을 의원으로 개원한 충북 Y의원 등이 있다. 김원장이 폐교를 활용한 모델을 찾기 위해 발품으로 발견한 기관들이다.#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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