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기관 신청 말걸" 전문병원들 울상

김현정
발행날짜: 2005-08-24 12:18:53
  • 전문질환명 표기방침 철회...비선정 병원은 규제 안돼

시범사업 병원(위)과 비시범사업 병원(아래)의 홍보물
“차라리 시범기관에 선정되지 않는 것이 나을뻔 했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정부의 전문병원 시범사업 정책에 대한 전문병원들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복지부가 질환명 표기 방침을 철회한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당초 척추질환이나 대장질환 등 전문질환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시범사업 병원 대상 설명회에서 이를 번복한데 이어 2주 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시범사업 병원’이라고만 표기하라는 공문을 해당 병원들에 보냈다.

이에 한 척추전문병원 관계자는 “복지부의 공문을 받고 질환명을 표기했던 홈페이지나 현수막 등을 걷고 홍보를 중단했다”며 “그렇지만 질환을 표기하지 않으면 홍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 한 관계자 역시 “시범사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은만큼 의료법의 의료기관 명칭표방 금지 예외가 가능하다는 원칙하에 당초 이를 허용한 것이 아니었는가”라며 “처음에는 세부질환 표기도 가능하다는 등 허용폭을 대폭 넓혔다가 갑자기 이러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번에 21개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대부분의 병원들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전문병원임을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전문병원측은 “오히려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병원들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어 차라리 시범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것이 나은 것이 됐다”며 “시범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오히려 제대로 된 병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병원급이 아닌 의원급에서도 최근 들어 전문질환을 두드러지게 표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질환을 표기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 규제로 더욱 난감한 처지라는 것이 이들 병원측의 주장이다.

한 전문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은 물론 의원들까지 전문과목도 아닌 질환을 표방하며 간판 등에 내걸고 있는데 시범사업 대상 병원들만 어려운 처지가 됐다”며 “관련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범사업 병원들만 이를 어렵게 한다면 전문적으로 체계가 잘 갖춰진 병원들만 목을 죄는 꼴”이라고 어려움을 내비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복지부가 내부 방침을 정하고 시범기간을 재조정 한다고 하지만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타 병원들에 대한 올바른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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