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사회적 의무 소홀 반성해야"

이창진
발행날짜: 2005-08-31 07:14:20
  • 특권과 혜택에 대한 자성 필요...현안 타개책 간접 제시

서울대 엘리트주의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왕규창 학장은 30일 의대 대강당에서 열린 '2005년도 후기 석박사 학위수여식' 기념사를 통해 "서울의대를 포함한 엘리트 교육의 수혜자들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왕 학장은 학내 현안을 언급하면서 "서울의대는 매해 70억원에 달하는 2기 BK 사업을 포기하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의학전문대학원제도를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교육 외적인 이유로 의학교육이 왜곡되고 의대 입문생의 귀중한 시간 낭비를 모르는 척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연관된 각종 불이익으로 서울의대가 어렵게 쌓아온 여러가지 교육과 연구의 인프라가 붕괴될 것이 심히 우려된다"며 정부와 맞서야 하는 수장으로서의 부담감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병원을 복지부 공공의료 확충의 도구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움직임 때문에 학내 구성원이 동요하고 있다"고 말하고 "더욱이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를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교육과 연구에 매진한 대다수의 교수와 학생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학장은 그러나 "서울의대가 그동안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고 그들만의 세계에서 특권을 향유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설사 경쟁에서 인정된 혜택이라 하더라도 그 혜택은 반드시 국가와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왕규창 학장은 "사회적 어려움에 처해 있더라도 모교와 병원이 생존하고 발전하며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고 "인성과 실력을 갖추고 겸손하지만 존경받는 리더로서 사회의 주춧돌이 되기를 바란다"며 졸업생들의 발전을 기원했다.

한편, 왕 학장의 이번 기념사는 서울의대와 병원이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한 은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졸업식에 참석한 많은 동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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