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들, KAIST 의사 모집에 좌불안석

이창진
발행날짜: 2005-10-24 12:25:58
  • 장학금·병역특례 등 제공...기초학 부실 우려감 고조

카이스트의 의사출신 석·박사 모집을 위한 원서접수가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의대 기초학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카이스트(KAIST)는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제1회 의과학대학원과정 석·박사과정과 박사과정 신입생 원서접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의과학대학원은 의사를 비롯하여 치과의사, 한의사 자격증 소유자를 대상으로 의과학과 생명과학 및 의공학 분야의 다학제간 지식과 연구경험을 갖춘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새롭게 신설된 전문대학원 과정이다.

이번 대학원 과정에는 생명과학과와 바이오시스템학과, 생명화학공학과 등 의대 기초분야와 접목된 학제형태로 운영되며 국비장학생과 과학기술원 장학생 20여명이 선발된 예정이다.

이에 의과대학 기초교수들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입생이 전액 등록금 면제에다 병역 특례의 혜택까지 주어진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기초연구자 모집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대 한 교수는 "전국 기초분야 모집이 수 십명도 안되는 현실에서 카이스트가 여러가지 메리트를 내세워 10여명이 넘는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누가 의대 기초에 지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달리 카이스트는 이번 과정을 위해 생명과학과와 바이오시스템학과, 생명화학공학과 등을 신설해 의학 기초와 타 학제간 협력을 토대로 새로운 진단과 치료법 및 의료산업을 이끌어갈 일꾼을 양성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제시하고 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현재 병역특례 대상범위와 적용분야를 묻는 의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입시설명회에도 60여명의 의사 등이 참석한 만큼 우수 학생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학계 한편에서는 카이스트의 이번 의과학대학원 과정을 기초학의 붕괴와 연관시키기 보다 국가 차원의 인력양성이라는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긍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의대 홍성태 교무부학장은 “카이스트에서 의학 기초분야를 모집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국가차원에서 의학기초 인력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며 학문발전의 거시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지원율 하락과 임상과의 격차 사이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초교수들의 답답함은 카이스트의 의과학대학원 신설로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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