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수험생 90% "의사만한 직업 없네"

발행날짜: 2005-11-23 07:18:23
  • 의대 진학 열풍 가속...의학전문대학원 역효과 조짐

정부가 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제도 등 다양한 정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진학 열풍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상당수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의대의 희소성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와 수험생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입시학원인 M학원은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원내 상위 3%의 최상위권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가상입시를 실시한 결과 90% 이상의 수험생이 의대·한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M학원 입시담당자는 "극심한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수험생들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의대를 선호하고 있다"며 "명예와 경제적 여건을 만족시키는데 의사만한 직업이 없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많은 의대들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상대적으로 의대의 희소가치가 높아진 것도 '의대러쉬'의 하나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학비가 2배이상 비싸고 선수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제약이 있는 의학전문대학원보다는 의대진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

이 학원의 S의대반에서 1년간 수강한 19살 K군은 "부모님도 의대를 권하고 나도 의대를 가고 싶다"며 "공대나 이과대에 진학해 졸업시즌에 취업원서 내느라 돌아다니는 것 보다야 졸업하면서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의대 진학이 훨씬 현명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올해 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후 수능을 준비했다는 같은반의 31살 K씨는 "의사 수입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봉직의들도 꽤나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걸로 안다"며 "언제 짤릴까 걱정하며 근근히 직장생활에 목매는 것 보다는 봉직의를 하더라도 명예와 돈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의사를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의대 진학후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다시 수능을 치러 타 의대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의 한 의대를 진학한 후 다시 수능을 치러 서울의 한 의대로 진학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의대진학을 위해 다시 휴학을 하고 수능을 준비한 H씨가 대표적 사례.

H씨는 "서울의대를 목표로 했는데 아까운 점수차로 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 계속 의대입시를 준비하게 됐다"며 "1년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번에는 꼭 진학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했다.

H씨는 자신말고도 이런 경우의 수험생이 많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 지방의대의 경우 입학생 상당수가 휴학후 'in서울의대'를 목표로 다시 수능준비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왔다"며 "의대간 격차가 있는것은 분명한 만큼 1년 더 투자해서 향후 의사생활의 질을 높이려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한 입시학원 입시전략반 담당자는 "막연하게 수입이나 명예만 생각하고 의대에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등 낭패를 보는 수험생을 많이 봤다"며 "의대를 목표로 하는 경우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꼼꼼히 살펴본 후 신중히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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