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자의 빈혈에 사용되는 '에포젠(Epogen)'이나 '프로크리트(Procrit)' 같은 적혈구 증강약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NEJM에 발표됐다.

에포젠과 프로크리트는 1980년 말부터 시판되어온 합성형 에리스로포이틴으로 신장질환과 관련된 빈혈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왔으며 대개 헤모글로빈농도는 11g/dL 이상 13g/dL 이하로 유지시킬 것이 권고되어왔다.

미국 브리검 앤 위민즈 병원의 아제이 신프 박사와 연구진은 미국 130개 기관에서 1천4백여명의 투석을 받지 않는 만성 신장질환자를 대상으로 절반을 헤모글로빈을 13.5 g/dL로 유지하고 나머지 절반은 11.3g/dL로 유지하여 비교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높은 경우 낮은 경우보다 사망,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중증 합병증 위험이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삶의 질은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유럽 연구진은 만성신장질환자 226명은 헤모글로빈을 13-15g/dL으로 유지시키고 나머지 250명은 10.5-11.5g/dL로 유지시켰는데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헤모글로빈 고농도군에서 투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삶의 질은 헤모글로빈 고농도군에서 더 높았다.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동지 동호의 동반사설에서 의사들이 신장질환자의 적혈구 증가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됐다.

또한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 이유로 만성 신장질환자에서 심장질환이 발생할 즈음 빈혈 치료로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되면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심장발작 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설명됐다.

다른 설명으로는 만성신장질환이 수년간 계속되면 손상이 심해져 고농도의 헤모글로빈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됐다.

한편 FDA는 이번 자료를 검토하여 신장질환에게 어느 정도의 빈혈치료가 적합한지에 대해 재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연구는 프로크리트의 제조사인 존슨앤존슨이, 두번째 연구는 네오리코몬(NeoRecormon)의 제조사인 로슈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