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사회 집회, 도청 앞 광장에 2500여명 운집
"의료법 개정안 반대, 전북에서 전국으로 확산시키자."
22일 오후 2시, 고요했던 전북도청 앞 광장은 전라북도 곳곳에서 몰려든 2500여명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전주시 내 의사, 간호조무사, 가족부터 멀리 전라북도 고창에 있는 의사들까지 '의료법 개정안 반대 궐기대회'에 참여해 집회가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의료법 개정안 반대를 외쳤다.
또 지역내 병원 봉직의와 전공의들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의료법 개정 사태가 병원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였다.
일부는 '의료법 개악저지'라고 적힌 빨간 수건을 펼쳐 들었고 일부는 초록색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오 사이사이에는 '복지부의 조급, 졸속 국민들만 내몰린다' '의료법개악 원천 무효'라고 적힌 피켓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대한의사협회 장동익회장, 전라북도대의원회 김학경 의장,전라북도치과의사회 김종환 회장, 전라북도한의사회 박정배 회장, 전라북도 전공의협의회 이윤재 회장 등 내빈이 참석해 그 열기를 더했다.
특히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법 개정안을 23일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이날 모인 의사들은 더욱 격양돼 있었다.
전라북도의사회 양형식 회장은 "유시민 장관이 내일 입법예고 하겠다고 오늘 밝혔다"며 "이는 우리의 집회에 기름을 끼얹은 것과 같으며 우리는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양 회장은 이어 대회사를 통해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을 거부하는 것은 복지부가 개정시안을 조급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저지른 절차상의 문제와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며 "또 개정안에는 독소조항이 많아 시대에 역행하고 국민건강보호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인의 단합을 방해하려는 어떤 외부세력도 내부의 적도 일부 패배주의자들에게도 엄중히 경고한다며 단합된 우리의 힘으로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열정을 흩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협 장동익회장은 "개정안은 악법 중 악법으로 이땅의 의사를 노예로 만들겠다는 것이 복지부 정책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의사의 진료권 확보를 위해 의협은 적극 나서 총력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외치자 회원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전라북도대의원회 김학경 의장은 "두눈 뜨고는 도저히 볼수 없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민건강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고 전북도치과의사회 김종환 회장은 "치과의사들도 의료법 개정 반대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혀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또 전북도한의사회 박정배 회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의료법 개악 전면 거부한다"며 함성을 질러 집회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해 묵묵히 자리를 지킨 차관준 26대 전북도의사회장(현 명예회장)은 "과거 23년전 회장으로 있을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가 의료의 질을 하향평준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 대표로 단상에 오른 정우석 회원은 지난 6일 궐기대회에서 서울시의사회 좌훈정 홍보이사의 "오늘은 죽기에 좋은 날이다"라는 말을 인용해 "국민의 건강권을 팔아 먹은 이들아! 오늘은 너희들이 죽기에 딱 좋은날이다"라고 말해 좌중의 시선을 휘어잡았다.
또 전북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졸속 의료법 개악안 전면 철회 ▲공개적이고 건전한 논의 절차 보장 ▲의료의 전문성과 자율성 보장하고 한국 의료100년의 새로운 발전 방안 제시 ▲정략적 목적에 의해 의료법 개정안이 추진됐음을 고백하고 유시민 장관 즉각 사퇴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아직은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좌중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도민건강만세, 국민건강만세, 대한민국만세"라며 만세삼창을 외치고 집회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