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광고, 연합체 사전심의한다"

이창진
발행날짜: 2007-02-24 12:25:39
  • 노연홍 본부장, 직역간 컨소시엄 시사...의협 ‘반대' 표명

이날 토론회에는 대학병원 홍보팀 관계자 150여명 몰려 의료광고에 대한 병원계의 관심을 반영했다.
병의원 의료광고를 검열하는 사전심의 기구가 직역간 연합체 형식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여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노연홍 보건의료정책본부장은 23일 오후 병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자협회 주최 ‘의료광고 사전심의제 도입 토론회’에서 “의료계와 한의계, 치과의사계, 소비자 단체 등 직역대표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의 연합체를 구성하여 의료광고를 사전심의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광고 논의는 지난 2005년 10월 헌법재판소가 홈페이지 광고로 제소된 모 안과의사의 위헌여부심판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위헌판결을 함에 따라 급진전된 것으로, 복지부는 의료법을 개정해 오는 4월부터 방송을 제외한 모든 대중매체의 의료광고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노연홍 본부장은 “사전심의를 의료단체에 위탁하는 방안은 직역단체별로 심의기준과 심의 엄격성 여부를 달리해 의료광고의 통일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각 단체별로 출자한 연합체 구성을 위한 독립된 법인을 통해 심의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의협 한영일 전총무이사는 “수 년전부터 의료계는 자체적으로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광고자율심의위원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고 “연합체 등 새로운 단체를 구성하는 것보다 이미 활동중인 심의위원회를 가동하면 과장 및 허위광고 등을 충분히 사전심의할 수 있다”며 정부 주도의 사전심의기구 구성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이와 달리 병협과 한의협 토론자들은 “복지부가 언급한 직역단체로 구성된 컨소시엄 방식이라는 큰 틀속에서 각 단체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산하심의기구를 만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몇 달 안남은 의료광고에 대한 엄격한 심의와 규제보다 유예기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조기정착할 수 있도록 자율심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상임위원은 “정부가 의료단체들의 목소리만 귀를 기울여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광고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긍정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공개하고 이를 어길 경우 기획조사와 추후 모니터링을 통해 엄격한 제재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해 의료광고 허용을 예의주시하는 시민단체들의 날카로운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노연홍 본부장은 토론자들이 지적한 ‘의료법 46조 2항’(의료광고의 금지 등)에 명시된 △신의료기술 △치료효과 보장 △객관적이지 않은 내용 △신문·방송 기사성 광고 등이 막연하고 객관적이지 않다는데 공감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본부장은 “4월 의료광고 실시 후 병원 홈페이지와 브로셔, 전단지 등에 대한 심의는 현재의 인력과 자원으로 사실상 할 수 없다”이라고 전제하고 “의료광고 실시 이전의 병의원 홈페이지는 과도기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나 현수막과 입간판 등 외부로 드러나는 광고에 대해서는 엄격히 심의 규제해 나가겠다”며 사전심의에 대한 정부의 중재적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복지부 노연홍 본부장, 서울대병원 홍승권 의료정보센터 교수, 한국소비자보호원 박성용 연구위원, 병협 이성식 경영이사, 의협 한영일 전총무이사, 한의협 정채빈 보험이사,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상임위원, 중앙일보 신성식 논설위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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