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안창욱
발행날짜: 2007-06-08 12:20:41
  • 상대가치 전면개정 학회 내분 심화.."파이부터 늘려라"

정부가 이달중 상대가치점수 전면개정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진료과 내부 갈등이 심화되자 학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정부가 진료과별 파이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내부 점수를 조정하려 하자 세부 전공분야에 따라 득실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학회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어 신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의견이 양분되기 시작했고, 상대편을 향해 막말이 오가면서 험악한 분위기로 치달았다.

급기야 멱살잡이 직전까지 치닫자 학회는 서둘러 논의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 참석자는 털어놨다.

이 같은 갈등은 정부가 상대가치점수를 전면개정 작업을 펴면서 전체 의과의 상대가치 항목 가운데 기본적으로 원가를 보존하면서 항목별 점수를 조정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포기하면서 이미 예견된 것이다.

다시 말해 각 진료과별 파이를 늘리지 않은 채 현 상태에서 일부 항목의 점수를 인상하고, 일부를 낮추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특히 대학병원의 경우 같은 과 전문의라 하더라도 세부 전공분야가 나눠져 있어 이런 방식으로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할 경우 한쪽 수가가 인상되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외과를 예로 들면 세부전문과목이 위암이냐, 내분비냐, 대장항문이냐, 유방암이냐 등에 따라 이해가 갈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 학회 관계자는 “현 수가가 원가의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가를 올려도 만족스럽지 않은 판에 한쪽을 깎겠다고 하니 손해보는 쪽에서 가만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이렇다보니 같이 배고픈 건 참아도 다른 쪽 수가가 올라 배 아픈 건 못참는다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왜 정부가 말도 안되는 정책을 펴 학회 내부 분란만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복지부를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 학회는 상대가치 전면개정 반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으며, 유사한 현상이 대부분의 학회에서 벌어지고 있어 올해 안에 정부와 의료계가 합의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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