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더 이상 못참겠다 차라리 파업하자"

박진규
발행날짜: 2007-11-15 08:05:26
  • 불평등한 수가협상 구조에 의료계 분노 폭발 일보 직전

지난 13일 건정심 제도개선 소위의 병·의원 수가협상이 최종 결렬돼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격앙된 반응이 의료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의협과 병협 관계자들은 "공단과 가입자들이 정말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노를 표시하면서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수가계약 구조 개혁을 위해 파업카드를 뽑아들어야 한다는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의협 좌훈정 보험이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건정심 전체회의가 남았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수가계약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투쟁 로드맵을 만들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제도개선소위에서 가입자 대표들의 1.29% 인상안 제시에 대해 그는 '수가를 동결해도 좋으니 협상이 결렬됐을 때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가입자와 공익대표들을 몰아부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좌 이사는 "파업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많지만 강경파 회원들은 (파업이라도 하자고)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늦어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입자 쪽으로부터 의협보다 더 낮은 0.45%를 제시받은 병원협회에서도 강경투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난 6년간 수가인상률을 보니 병원계 임금인상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병원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상률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니 이대로 앉아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열린 병협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병원협회 집행부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 특단의 조치가 무엇이겠느냐"고 말하고 "병원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외래진료 전면 중단 등 부분적인 파업을 감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 온순하기만 하던 병협의 분위기가 이처럼 격앙된 것은 병원들의 급여비 담보대출이 급증하는 등 회원병원들의 경영난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병원들은 수년간 계속된 저수가와 간호등급 차등제 시행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전체 병원의 20% 가량이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으며, 이런 상태라면 올해 안에 문을 닫는 병원이 100곳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지방 병원회장은 "파업을 한다고 해서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 파업에 절대 반대한다"며 "집행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회원 병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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