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행부, 성과 부풀리기 논란

조형철
발행날짜: 2003-06-18 07:07:21
  • 성과물 홍보 급급...개원가 회원들 발벗고 나서야

최근 쏟아지는 정부시책에 의협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진료비 영수증 처벌규정 개정안 상정보류는 의협의 성과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복지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장한 결과, 계류중인 진료비 영수증 처벌조항 개정안이 상정보류됐다"고 밝혔으나 대표발의자인 심재철 의원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유석현 보좌관에 따르면 "개정안 심사에 대해 의료계의 압력이나 요구는 전혀 없었다"며 "이번달 복지위에 상정 보류된 것은 의원실과 복지위 양 간사측의 일정조정 문제에서 비롯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보좌관은 또 "이 개정안은 복지위 간사와 일정을 합의해 빠른시일 내 상정될 것"이라며 "임시국회에서 꼭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홈페이지의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관련 결과 보고'라는 문안에 대해 "김재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의사국에서 나온 성과보고"라며 이 문안은 지난 14일 복지위에 보낸 공문에 의해 얻어진 성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medigatenews.com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의협에서 복지위에 보낸 공문에는 진료비 영수증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기존 공익신고 포상제나 처방전 1매발행, 조제내역서 의무화 등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정책들에 대해 의협은 상황에 따른 장기적 시뮬레이션도 만들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수고했다'는 칭찬으로 일관했던 개원가는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개원가의 L씨는 "의협 집행부의 '눈가리고 아웅'식 성과물 홍보에는 신물이 난다"며 "성과물에 급급해 회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기만하는 것은 現정부의 행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의는 "현재 의협은 정부의 '의사죽이기 정책'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며 더욱 강력하고 확실한 대처를 원했다.

그러나 비뇨기과 전문의라고 밝힌 H씨는 "회장은 우리가 뽑았으니 우리도 책임이 있다"며 "의권투쟁이니 말로만 떠들지 말고 확실하게 협력해서 더이상 의협이 성과물에 급급해 하지 않고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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