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로부터 수십억 원의 금품을 받은 뒤 특정 신약만을 골라 환자들에게 투약해온 국공립병원 의사 등 3백여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모 국립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 모(59)씨. 이 원장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년간 A 제약업체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5천여만 원의 돈을 받아왔다.

이 원장은 CT나 MRI 등을 찍을 때 사용되는 조영제를 자신의 병원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리베이트 명목으로 돈을 챙겨온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오늘(26일) 이 원장과 같은 수법으로 수십억 원의 리베이트를 챙겨온 국공립병원 의사 13명과 사립대학병원 의사 33명을 각각 뇌물수수와 배임수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같은 수법으로 금품을 제공받아온 311명의 의사들에게 대해서는 비위 사실을 관계기관에 통보 조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들 의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K사 대표이사 박 모(61) 씨 등 4개 다국적 제약업체 대표이사들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엑스레이와 CT 등을 촬영 등에 쓰이는 조영제를 납품할 수 있도록 편의를 해주고 모두 28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같은 기간 5,000여 회에 걸쳐 골프와 유흥주점에서 모두 28억 원에 해당하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PMS를 이미 거친 의약품을 거치지 않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제약업체들이 의약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PMS는 새로 개발된 신약이 그 약효와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임상실험을 반드시 거치도록 강제하는 제도이다.

경찰은 이 같은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관행이 만연해 있다는 점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이와 관련한 수사를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메디칼타임즈 제휴사 /CBS사회부 이오현 기자 loh@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