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당뇨병보다 많고 환자 적체 심각

안창욱
발행날짜: 2008-03-04 12:10:05
  • 신장학회 조사결과 60대 이상 급증…"대대적 무료검진 착수"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서울의대 김성권) 조사 결과 만성콩팥병 환자는 60대를 기점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암 5년 생존율보다 더 낮고, 콩팥이식 대기자 적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는 오는 13일 ‘세계 콩팥의 날’을 앞두고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만성콩팥병 신5대 트랜드를 발표했다.

대한신장학회는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7대 대도시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2393명의 일반인을 인구수, 성별, 연령별 비례에 따라 표본조사해 ‘대한민국 만성콩팥병 전국 지도’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 결과 특히 60대에 접어들면서 만성콩팥병이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3기 이상의 중증 콩팥병이 60대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40대 이하와 50대를 비교해 만성콩팥병 3기 이상에 대한 상대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50대가 8.3배 높게 나왔으나 60대에 접어들어서는 상대 위험도가 무려 34.8배나 급증했다. 70대 때는 70배까지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울산광역시가 18.6%가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대구 16.4%, 부산 16% 등 대부분 경상도 지방이 수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12.7%, 인천은 12.1% 등이었으며, 전라도와 충청도 지방은 11.4%로 유병률이 가장 낮아 울산과는 무려 7.2% 격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 고대 안암병원 조원용(신장내과) 교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유전적 요인보다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식생활 습관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신장학회가 1986년부터 20년간 전국 280개 의료기관에서 신대체요법(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을 받고 있는 4만4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결과 당뇨를 앓고 있는 말기 신부전환자의 5년 생존률이 39.9%로 암환자 평균 5년 생존률 45.9%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2005년 한해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일반 성인 32만9581명을 분석한 결과 만성콩팥병으로 진단된 경우가 7.7%로 나와 당뇨병 4.2%, 빈혈 3.5%보다 빈도가 높았다.

이 중에는 콩팥 기능이 50% 이하까지 떨어져 콩팥기능이 약화돼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환자가 2.67%로 전체 만성콩팥병 환자의 35%나 차지했다.

콩팥이식 대기자도 급증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가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505개 의료기관에서 신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 현황에 대한 대규모 조사결과 말기신부전환자는 1986년 2534명이었지만 2000년 2만8046명, 2006년 말 4만6730명으로 21년간 17.4%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한신장학회는 세계 콩팥의 날을 기념해 10일부터 16일을 ‘콩팥건강 주간’으로 선포하고, 전국 71개 종합병원에서 대대적인 대국민 무료검진과 공개강좌를 펼친다.

대한신장학회는 ‘고맙습니다! 놀라운 콩팥’이라는 슬로건 아래 6일 서울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을 시작으로 3월 한 달 동안 서울 및 수도권 전역,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춘천 등 전국 71개 종합병원에서 무료검진과 건강강좌를 연다.

13일 오후 1시에는 고대 안암병원에서 세계 콩팥의 날 기념식과 무료검진, 홍보대사 위촉식 등을 갖는다.

행사장에서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즉석에서 만성콩팥병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한신장학회 소속 콩팥 질환 전문의들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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