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대 김 모 교수의 피살사건을 계기로 의사신변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병원회는 14일 저녁 정기이사회에서 '의사 신변안전 대책 마련'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

김윤수 회장은 "과거 박정희 정권 때 안양에서 환자가 마취과 여의사의 머리카락을 끌어 잡는 등 난동을 부려 여의사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고 회고하면서 "의사들이 마음 놓고 진료하지 못하는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목정은 제일병워 원장은 "심각한 상황이다.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욱 서울의료원장은 "경찰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꺼려한다.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정책을 내놓고 병원들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해영 이사도 "지금은 노동자도 사고가 나면 난리가 나는 세상인데, 의사가 공익적 입장서 일했음에도 집에까지 찾아가 잔인무도하게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병원에서 의사를 폭행하거나 난동을 부릴 경우 공무집행 방해죄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병원협회의 무대응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장석일 성애병원장은 "이번 사건은 병원의 개별적인 문제 아닌데도 병협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방관만 하는 병원협회가 존재 가치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 원장은 이어 "(김윤수)회장이 병협의 잘못된 행태 바로잡아라. 수가 올리는 일보다 사회에 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광사 유광사여성병원장은 "처벌조항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의사와 환자 관계간 유대감을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수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사회는 의사가 소신진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며 "가해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의사를 보호하기 위한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이 시급하다. 의협 등에 대책마련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4일 김모 교수 피살사건과 관련, 성명을 내어 의사 신변 안전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