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주수호 외과의원 원장)
작금 의료계의 최대 이슈인 한방과의 전쟁은 한방병원의 CT사용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어이없는 판정 및 개원한의사협의회의 '감기치료는 한방으로'라는 요지의 대 국민 홍보를 계기로 갑자기 부상한 듯 보이나, 실은 한방 문제는 오랫동안 의료계의 거대 담론 중 하나였다.
정확하게는 이미 1992년 의료계는 “의학교육 일원화를 통한 의료일원화”로 요약되는 한방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매우 부족했다는 것이 솔직한 자기 고백일 것이다.
이미 십 수년 전에 "의학교육 일원화를 통한 의료일원화"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우 미흡하나마 노력해온 의료계와는 달리 한방측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나 시기상조라는 그룹과 의학과 한방은 서로 철학과 이론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일원화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원칙적 부정그룹이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그룹의 말인즉슨, 일원화의 명분은 인정하나 이미 의학은 발전단계상 정점에 도달한대 반해 한방은 현재 꾸준히 발전하는 상태이므로 국가 지원 하에 한방을 충분히 성장시킨 후 일원화가 진행되어야 양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일원화가 가능하며, 현 상태에서의 일원화는 한방의 흡수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원칙적 부정론이건 시기상조론이건 간에 일원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한방의 입장이다.
원하지 않는 상대를 table로 끌어내 의도한 바대로 결론을 도출하기란 매우 어렵다. 비록 원하지 않는 상대가 절대적인 힘의 열세에 놓여 있더라도 우격다짐으로 결론을 짜 맞추기는 현대 사회에서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용납되지도 않는다.
특히 힘의 균형추가 팽팽한 상태에서는 원하지 않는 상대를 table에 앉히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는 협상과 다툼의 상대가 국가 대 국가이건 개인간이 건 대등 소이하다.
앞서 잠시 살펴본 바와 같이 한방측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은 대화나 협상과 같은 합리적인 절차나 방법으로 의료 일원화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방 의료기관의 숫자가 만개에 육박하며, 연간 한방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비용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이미 한방은 제도권내에 확고히 자리 잡은 상태에서 일반 국민들의 막연한 한방 선호도와 ‘민족’이라는 단어의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최근의 정치 사회적인 배경을 든든한 후원자로 두고 있는 한방측이 혼쾌히 우리의 의지대로 일원화에 동의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 동안 의료일원화라는 매우 중요한 Agenda가 거대 담론으로 부상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서두에 밝힌 CT건 및 개원한의협의 대 국민 홍보를 계기로 불거진 한방과의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부상됨으로서 의료계로서는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 전개되었다고 반색을 하는 반면 한방측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
비록 아직 일반적인 여론은 노블리스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해야 할 대표적인 전문직종간의 이권다툼으로 본 사안을 폄훼하는 양비론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의료계로서는 공세적이고, 한방측에서는 수세적일 수 밖에 없는 ‘의료일원화’라는 Agenda가 거론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료계는 일단 좋은 출발을 했다고 보여 진다.
문제는 앞으로다.
환자에게 득이 된다면 현대의료기기를 한방에서 사용하는 것을 장려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누가 치료하건 감기만 잘 나으면 될 것을 꼴사납게 싸우고 있다는 여론을 여하 간에 의료일원화 논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환시키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양비론적 시각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본 논쟁은 본질을 벗어난 선정적인 가십거리로 전락하여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귀 기울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대구 까지 개통되어 운행 중인 고속철의 천성산 구간이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는 것과 산을 우회하는 철로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서로간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이 논란의 본질이거늘, 천성산에 위치한 모 암자 여승의 단식(?)을 둘러싼 논쟁에 가려 정작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란은 관심의 뒤편으로 물러난 것과 같은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상기와 같은 인식 하에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란으로 여론을 환기시키고 궁극적으로 의료일원화를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 번째, 전선의 확대를 제안한다.
의료일원화 논란을 촉발 시킨 한방과의 논쟁을 넘어 사이비 의료와의 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한다.
의료인에 의한 것이던 비의료인에 의한 것이던 설혹 진료라는 이름으로 의사에 의해 행해진다 하더라도,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행위 전체에 대한 전쟁을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근거중심의 의학 (Evidence Based Medicine)을 지향하자는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우선 보험에 등재되어 있는 제도권내의 의료행위 중 근거중심의 의학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의 보험급여를 중단하자고 정부에 제안하자. 그 의료행위가 우리들이 행하는 의료행위이던, 한방 의료행위이던 간에 말이다.
근거가 부족하거나 아예 근거가 없는 유사의료행위 또는 사이비 의료행위를 근절시키고자 의사들이 노력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유지 향상시키는 것을 의무로 하는 의사 본연의 자세일 뿐만 아니라 보건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저수가, 저급여, 저부담으로 요약되는 획일적인 대한민국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틀의 변화를 가져와야만 한다고 의료계는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보험재정의 획기적인 확대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제도이다.
정부 또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보험재정의 확대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두려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 금연을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하나 실제로는 부족한 보험재정을 벌충하기 위한 담뱃값 인상 등의 편법을 동원하고 있을 뿐이다.
건강보험료율 및 GDP대비 의료비 지출이 OECD평균에 비할 바 없이 낮은 대한민국에서 왜 의료비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의료비가 큰 부담이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할까?
이는 위에 언급한 저수가, 저부담에 길들여진 탓이 크겠으나,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지불하는 비용 또한 의료비라고 생각하는 대부분 국민들의 의식도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지불되는 비용은 전혀 건강을 유지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혹 득이 된다 하더라도 제도권내의 의료행위에 비해 효율성이 극히 저조한 행위라는 자각 하에 유사의료행위, 사이비 의료행위에 지출되었던 막대한 비용을 검증된 제도권내의 의료행위에 사용케 하면 의료비의 추가 지출 없이 획기적인 보험재정의 확대가 가능해진다는 전 국민적인 consensus가 형성될 수만 있다면 부족한 보험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비정통적 치료에 병의원에서 드는 치료비의 2배 이상을 소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병의원 3천억원,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6천 억원)한국 천식 알레르기 협회의 발표는 그러한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두 번째, 의학회가 이 논쟁의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CT논란의 당사자인 영상진단의학회는 이미 의료일원화논쟁의 선봉이 되어 전면에 나선 바 있다. 내과학회, 외과학회, 산부인과학회, 소아과학회 등등은 한방에 의한 각과별 피해사례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기인한 무서운 결과에 대해 사회에 경종을 울림으로서 근거중심의 의학만이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가질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한다.
구체적으로 지금부터 각 학회는 2005년도 추계학회에서 발표할 사이비 의료에 관련된 논문 준비에 적극적으로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학회가 좁게는 한방과의 논쟁, 크게는 사이비 의료 퇴치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얼마나 빨리 현재의 양비론적인 여론을 극복하고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느냐를 가름할 것이다.
세 번째, 검증되지 않은 의학 지식이 무분별하게 방송되는 현실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라. 더불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과대 광고,허위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한다.
각종 건강프로라는 미명하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전혀 건강하지 않은 선정성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시정 작업을 실천하라. 이미 공중파 방송의 저녁 뉴스 시간에 한방의가 버젓이 X-ray를 걸어놓고 성장판이 어쩌구 해 가며 설명하는 것이 전국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이다.
의사 회원들의 광고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자정활동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한방 및 유사 또는 사이비 의료업자들에 의해 다양한 매체에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자행되는 허위광고, 과대광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그러한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라.
언론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라는 슬로건 하에 소위 개혁신문을 지향한다는 경향신문의 인터넷판에 "조루, 확실한 1시간대로"라는 정체불명의 책자 광고가 연일 게재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금은 온힘을 다해 사이비 의료와의 전쟁을 벌여야 할 시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다.
정확하게는 이미 1992년 의료계는 “의학교육 일원화를 통한 의료일원화”로 요약되는 한방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매우 부족했다는 것이 솔직한 자기 고백일 것이다.
이미 십 수년 전에 "의학교육 일원화를 통한 의료일원화"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우 미흡하나마 노력해온 의료계와는 달리 한방측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나 시기상조라는 그룹과 의학과 한방은 서로 철학과 이론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일원화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원칙적 부정그룹이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그룹의 말인즉슨, 일원화의 명분은 인정하나 이미 의학은 발전단계상 정점에 도달한대 반해 한방은 현재 꾸준히 발전하는 상태이므로 국가 지원 하에 한방을 충분히 성장시킨 후 일원화가 진행되어야 양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일원화가 가능하며, 현 상태에서의 일원화는 한방의 흡수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원칙적 부정론이건 시기상조론이건 간에 일원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한방의 입장이다.
원하지 않는 상대를 table로 끌어내 의도한 바대로 결론을 도출하기란 매우 어렵다. 비록 원하지 않는 상대가 절대적인 힘의 열세에 놓여 있더라도 우격다짐으로 결론을 짜 맞추기는 현대 사회에서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용납되지도 않는다.
특히 힘의 균형추가 팽팽한 상태에서는 원하지 않는 상대를 table에 앉히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는 협상과 다툼의 상대가 국가 대 국가이건 개인간이 건 대등 소이하다.
앞서 잠시 살펴본 바와 같이 한방측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은 대화나 협상과 같은 합리적인 절차나 방법으로 의료 일원화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방 의료기관의 숫자가 만개에 육박하며, 연간 한방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비용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이미 한방은 제도권내에 확고히 자리 잡은 상태에서 일반 국민들의 막연한 한방 선호도와 ‘민족’이라는 단어의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최근의 정치 사회적인 배경을 든든한 후원자로 두고 있는 한방측이 혼쾌히 우리의 의지대로 일원화에 동의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 동안 의료일원화라는 매우 중요한 Agenda가 거대 담론으로 부상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서두에 밝힌 CT건 및 개원한의협의 대 국민 홍보를 계기로 불거진 한방과의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부상됨으로서 의료계로서는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 전개되었다고 반색을 하는 반면 한방측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
비록 아직 일반적인 여론은 노블리스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해야 할 대표적인 전문직종간의 이권다툼으로 본 사안을 폄훼하는 양비론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의료계로서는 공세적이고, 한방측에서는 수세적일 수 밖에 없는 ‘의료일원화’라는 Agenda가 거론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료계는 일단 좋은 출발을 했다고 보여 진다.
문제는 앞으로다.
환자에게 득이 된다면 현대의료기기를 한방에서 사용하는 것을 장려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누가 치료하건 감기만 잘 나으면 될 것을 꼴사납게 싸우고 있다는 여론을 여하 간에 의료일원화 논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환시키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양비론적 시각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본 논쟁은 본질을 벗어난 선정적인 가십거리로 전락하여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귀 기울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대구 까지 개통되어 운행 중인 고속철의 천성산 구간이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는 것과 산을 우회하는 철로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서로간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이 논란의 본질이거늘, 천성산에 위치한 모 암자 여승의 단식(?)을 둘러싼 논쟁에 가려 정작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란은 관심의 뒤편으로 물러난 것과 같은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상기와 같은 인식 하에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란으로 여론을 환기시키고 궁극적으로 의료일원화를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 번째, 전선의 확대를 제안한다.
의료일원화 논란을 촉발 시킨 한방과의 논쟁을 넘어 사이비 의료와의 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한다.
의료인에 의한 것이던 비의료인에 의한 것이던 설혹 진료라는 이름으로 의사에 의해 행해진다 하더라도,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행위 전체에 대한 전쟁을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근거중심의 의학 (Evidence Based Medicine)을 지향하자는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우선 보험에 등재되어 있는 제도권내의 의료행위 중 근거중심의 의학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의 보험급여를 중단하자고 정부에 제안하자. 그 의료행위가 우리들이 행하는 의료행위이던, 한방 의료행위이던 간에 말이다.
근거가 부족하거나 아예 근거가 없는 유사의료행위 또는 사이비 의료행위를 근절시키고자 의사들이 노력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유지 향상시키는 것을 의무로 하는 의사 본연의 자세일 뿐만 아니라 보건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저수가, 저급여, 저부담으로 요약되는 획일적인 대한민국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틀의 변화를 가져와야만 한다고 의료계는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보험재정의 획기적인 확대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제도이다.
정부 또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보험재정의 확대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두려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 금연을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하나 실제로는 부족한 보험재정을 벌충하기 위한 담뱃값 인상 등의 편법을 동원하고 있을 뿐이다.
건강보험료율 및 GDP대비 의료비 지출이 OECD평균에 비할 바 없이 낮은 대한민국에서 왜 의료비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의료비가 큰 부담이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할까?
이는 위에 언급한 저수가, 저부담에 길들여진 탓이 크겠으나,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지불하는 비용 또한 의료비라고 생각하는 대부분 국민들의 의식도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지불되는 비용은 전혀 건강을 유지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혹 득이 된다 하더라도 제도권내의 의료행위에 비해 효율성이 극히 저조한 행위라는 자각 하에 유사의료행위, 사이비 의료행위에 지출되었던 막대한 비용을 검증된 제도권내의 의료행위에 사용케 하면 의료비의 추가 지출 없이 획기적인 보험재정의 확대가 가능해진다는 전 국민적인 consensus가 형성될 수만 있다면 부족한 보험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비정통적 치료에 병의원에서 드는 치료비의 2배 이상을 소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병의원 3천억원,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6천 억원)한국 천식 알레르기 협회의 발표는 그러한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두 번째, 의학회가 이 논쟁의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CT논란의 당사자인 영상진단의학회는 이미 의료일원화논쟁의 선봉이 되어 전면에 나선 바 있다. 내과학회, 외과학회, 산부인과학회, 소아과학회 등등은 한방에 의한 각과별 피해사례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기인한 무서운 결과에 대해 사회에 경종을 울림으로서 근거중심의 의학만이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가질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한다.
구체적으로 지금부터 각 학회는 2005년도 추계학회에서 발표할 사이비 의료에 관련된 논문 준비에 적극적으로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학회가 좁게는 한방과의 논쟁, 크게는 사이비 의료 퇴치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얼마나 빨리 현재의 양비론적인 여론을 극복하고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느냐를 가름할 것이다.
세 번째, 검증되지 않은 의학 지식이 무분별하게 방송되는 현실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라. 더불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과대 광고,허위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한다.
각종 건강프로라는 미명하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전혀 건강하지 않은 선정성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시정 작업을 실천하라. 이미 공중파 방송의 저녁 뉴스 시간에 한방의가 버젓이 X-ray를 걸어놓고 성장판이 어쩌구 해 가며 설명하는 것이 전국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이다.
의사 회원들의 광고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자정활동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한방 및 유사 또는 사이비 의료업자들에 의해 다양한 매체에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자행되는 허위광고, 과대광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그러한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라.
언론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라는 슬로건 하에 소위 개혁신문을 지향한다는 경향신문의 인터넷판에 "조루, 확실한 1시간대로"라는 정체불명의 책자 광고가 연일 게재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금은 온힘을 다해 사이비 의료와의 전쟁을 벌여야 할 시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