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 연합클리닉 원장)
사서삼경중에서도 제 1격(一格)에 해당하는 대학(大學)에는 임금을 비롯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지녀야 할 덕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제 3장 1절에는 시경에서 채록한 한편의 시가 실렸다.
"임금이 계시는 도읍지 천리땅이여. 백성들이 가장 머물러 살고 싶어하는 곳이로다"
여기서 임금이 계시는 도읍지를 그저 직책으로서의 왕이 있는 도읍지로 읽는다면 치명적인 오독(誤讀)인데, 바로 여기서 말하는 임금이란 임금다운 임금과, 밝은 덕을 계발하여 무리를 바른길로 이끄는 이상향으로서의 도읍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제10장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통치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밝은덕에 온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치자가 밝은덕을 가지고 있으면 따르는 백성들이 있게 되고. 따르는 백성들이 있으면 영토가 있게 되고, 영토가 있으면 재물이 있게되고, 재물이 있으면 쓰고 싶은 일에 충분히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 -6)
"밝은덕이 근본이고 재물은 말단이다" (10-7)
원래 대학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대학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은 공직자나, 집안의 어른 기타 사회의 우두머리들에게 먼저 덕을 계발하고, 스스로를 담금질함으로서 이끌어야 할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라고 요구하는 책이다.
바로 그점에서 10장 8절의 구절은 의미심장하다.
"만일 통치자가 근본인 덕을 바깥의 이차적인 것으로 삼고 말단인 재물을 내면의 일차적인 것으로 삼는다면 ,백성들에게 재물을 놓고 서로 다투게 만드는 것이고, 서로 재물을 빼앗는 결가가 될 것이다"
즉 대학을 찬술한 당시 유학자들의 통찰은 원래 백성이 법과 도덕을 무시하고 무턱대고 재화를 욕심내는 본성을 가진것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가치의 기준을 재물에 두고서 서로 다툼으로서, 백성들 역시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며, 재화와 권력이 결탁하면 반드시 재물이 소수에 집중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 민심이 떠나게 된다는 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고전의 가르침은 단순히 "임금과 재물"이라는 명사가 지시하는 의미에 있지 않다.
대학의 가르침은 "무리의 우두머리"가 바른 도덕과 올바른 윤리를 가지고, 바른길로 나아간다면, 무리의 구성원들이 저절로 하나로 뭉쳐 발전을 이루고 성과를 얻을 것이지만, 만약 무리의 우두머리가 비도덕적이거나, 사익을 탐하거나, 혹은 자리에 연연해 본질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게되면 그 무리는 서로 다투고,분열하여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데 있는 것이다.
사실 고전의 맛은 반추하는데 있다.
위의 이야기들을 지난 역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왕조 시대를 거쳐, 개발독재 시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두머리들이 초심으로 이끌었을때는 항상 좋은 성과를 내다가도, 후반기에 들어 권력자들이 재물이나, 권력과 같은 사욕에 빠지면 예외없이 몰락의 운명에 이르고 말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가가 이런데. 하물며 사회는 오죽하겠는가?
굳이 "수신, 제가 하여, 치국, 평천하" 하라는 구절을 들지 않더라도, 한 개인도 의지가 밝고 빛날때는 성취가 있지만, 스스로 초심이 무너지고 유혹에 빠지면 결과가 참혹해지며. 가정이나 사회도 '선'을 잃어버리는 순간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굳이 이쯤에서 우리 의사사회의 리더십을 다시 이야기한다는 것은 중언부언에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아마 우리 의사사회에서 "대학"의 가르침에 가장 부끄러워해야 하고, 가장 치열한 반성을 해야 할 곳은 바로 우리 의사사회의 리더십을 가진 무리들일 것이다. 그들은 밝은 도덕보다 '감언이설'과 '교언영색'으로 오로지 '자리'를 탐했고, 그 결과 의사사회의 도덕성과 신뢰는 땅에 떨어진지 이미 오래다.
이미 그들에게 제기된 숱한 의문들은 진부한 것이라쳐도 (수십억을 횡령한 경리직원이 건드리면 재미없다는 겁박을하고, 어떻게 수습했는지는 몰라도 일부 회원들로부터 대규모 회계비리에 대한 고발위협을 받는 일등...)
이 나라 의사들을 민간기업의 사원으로, 혹은 자본의 노예로 예속시키고, 이 나라 서민들은 삼등국민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영리법인 허용' 등의 문제에서 우리의 리더십이 회원 대중의 이해보다 거대 의료자본이나 일부 의료자산가들의 주구가되어 그들의 이해 관계만을 열렬히 대변하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잘못된 리더십의 결과가 어떤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리법인의 허용과 공공의료의 도입은 일종의 딜(deal)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왕조시대와 같은 인의 장막속에서 진정한 회원의 권리와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영리법인 허용문제를 이나라 의료의 한계를 돌파하는 유일수단인양 호도하고 있는 '슬픈 우리들의 영웅'에게 '지도자가 자신의 밝은 덕을 세우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대학(大學)의 가르침을 한번 일독해 보시기를 정중히 권하고 싶다.
*이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금이 계시는 도읍지 천리땅이여. 백성들이 가장 머물러 살고 싶어하는 곳이로다"
여기서 임금이 계시는 도읍지를 그저 직책으로서의 왕이 있는 도읍지로 읽는다면 치명적인 오독(誤讀)인데, 바로 여기서 말하는 임금이란 임금다운 임금과, 밝은 덕을 계발하여 무리를 바른길로 이끄는 이상향으로서의 도읍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제10장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통치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밝은덕에 온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치자가 밝은덕을 가지고 있으면 따르는 백성들이 있게 되고. 따르는 백성들이 있으면 영토가 있게 되고, 영토가 있으면 재물이 있게되고, 재물이 있으면 쓰고 싶은 일에 충분히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 -6)
"밝은덕이 근본이고 재물은 말단이다" (10-7)
원래 대학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대학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은 공직자나, 집안의 어른 기타 사회의 우두머리들에게 먼저 덕을 계발하고, 스스로를 담금질함으로서 이끌어야 할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라고 요구하는 책이다.
바로 그점에서 10장 8절의 구절은 의미심장하다.
"만일 통치자가 근본인 덕을 바깥의 이차적인 것으로 삼고 말단인 재물을 내면의 일차적인 것으로 삼는다면 ,백성들에게 재물을 놓고 서로 다투게 만드는 것이고, 서로 재물을 빼앗는 결가가 될 것이다"
즉 대학을 찬술한 당시 유학자들의 통찰은 원래 백성이 법과 도덕을 무시하고 무턱대고 재화를 욕심내는 본성을 가진것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가치의 기준을 재물에 두고서 서로 다툼으로서, 백성들 역시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게 된다는 것이며, 재화와 권력이 결탁하면 반드시 재물이 소수에 집중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 민심이 떠나게 된다는 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고전의 가르침은 단순히 "임금과 재물"이라는 명사가 지시하는 의미에 있지 않다.
대학의 가르침은 "무리의 우두머리"가 바른 도덕과 올바른 윤리를 가지고, 바른길로 나아간다면, 무리의 구성원들이 저절로 하나로 뭉쳐 발전을 이루고 성과를 얻을 것이지만, 만약 무리의 우두머리가 비도덕적이거나, 사익을 탐하거나, 혹은 자리에 연연해 본질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게되면 그 무리는 서로 다투고,분열하여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데 있는 것이다.
사실 고전의 맛은 반추하는데 있다.
위의 이야기들을 지난 역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왕조 시대를 거쳐, 개발독재 시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두머리들이 초심으로 이끌었을때는 항상 좋은 성과를 내다가도, 후반기에 들어 권력자들이 재물이나, 권력과 같은 사욕에 빠지면 예외없이 몰락의 운명에 이르고 말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가가 이런데. 하물며 사회는 오죽하겠는가?
굳이 "수신, 제가 하여, 치국, 평천하" 하라는 구절을 들지 않더라도, 한 개인도 의지가 밝고 빛날때는 성취가 있지만, 스스로 초심이 무너지고 유혹에 빠지면 결과가 참혹해지며. 가정이나 사회도 '선'을 잃어버리는 순간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굳이 이쯤에서 우리 의사사회의 리더십을 다시 이야기한다는 것은 중언부언에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아마 우리 의사사회에서 "대학"의 가르침에 가장 부끄러워해야 하고, 가장 치열한 반성을 해야 할 곳은 바로 우리 의사사회의 리더십을 가진 무리들일 것이다. 그들은 밝은 도덕보다 '감언이설'과 '교언영색'으로 오로지 '자리'를 탐했고, 그 결과 의사사회의 도덕성과 신뢰는 땅에 떨어진지 이미 오래다.
이미 그들에게 제기된 숱한 의문들은 진부한 것이라쳐도 (수십억을 횡령한 경리직원이 건드리면 재미없다는 겁박을하고, 어떻게 수습했는지는 몰라도 일부 회원들로부터 대규모 회계비리에 대한 고발위협을 받는 일등...)
이 나라 의사들을 민간기업의 사원으로, 혹은 자본의 노예로 예속시키고, 이 나라 서민들은 삼등국민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영리법인 허용' 등의 문제에서 우리의 리더십이 회원 대중의 이해보다 거대 의료자본이나 일부 의료자산가들의 주구가되어 그들의 이해 관계만을 열렬히 대변하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잘못된 리더십의 결과가 어떤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리법인의 허용과 공공의료의 도입은 일종의 딜(deal)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왕조시대와 같은 인의 장막속에서 진정한 회원의 권리와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영리법인 허용문제를 이나라 의료의 한계를 돌파하는 유일수단인양 호도하고 있는 '슬픈 우리들의 영웅'에게 '지도자가 자신의 밝은 덕을 세우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대학(大學)의 가르침을 한번 일독해 보시기를 정중히 권하고 싶다.
*이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