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전체 파이 키워라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7-10-18 06:51:53
건강보험공단과 5개 요양기관 유형별 단체 간의 내년 수가계약 협상이 17일 마무리됐다. 이번 협상에서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가장 먼저 도장을 찍었고 약사회는 협상 시한인 17일 공단과 모두 세 차례의 접촉을 가진 끝에 공단이 제시한 인상안에 동의했다. 반면 의과 쪽은 결렬을 선언하며 건정심 행을 택했다. 의협과 병협 양 단체의 협상 결렬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공단은 현실적이지 못한 인상률을 고수해 협상을 결렬로 몰고 갔다.

이번 건보수가 협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한정된 파이와 재정의 적자였다. 복지부는 올 수가협상이 개시되기 전에 이미 올 연말 건강보험 재정 적자 수준이 4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건강보험료 6.5% 인상을 전제로 내년 건강보험 재정 지원액을 올해보다 2.3% 증가한 3조5억 원으로 편성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공단 재정소위는 수가 계약에 앞서 내년 수가 인상률을 2% 이내로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단 협상 팀은 유형별 협상에서 격차를 플러스마이너스 1% 이내에 두고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수가 현실화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물가인상률은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협과 병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공단은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의과의 주장을 수용하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부담을 갖고 있었다. 결국 공단은 의과를 버리고 약사회를 선택함으로써 유형별 협상이 성공을 거뒀다는 명분만 챙긴 셈이다.

이번 수가협상은 의료계가 원가를 보전하고 적정한 이윤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파이를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줬다. 국고보조금을 늘리고 건강보험료를 국제적 수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도 건강보험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대체해야 한다. 아울러 현행 유형별 수가계약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정부와 공단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더 이상 건보재정을 내세워 의료계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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