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경제위기 해법 제시…"환자관리 충실 중요"
[신년기획] 불황의 파도 넘자'위기는 기회이다.'
저수가와 저급여가 지속되는 의료계는 올해도 암울하다. 더욱이 경제위기 여파로 움추려든 환자들의 마음과 발길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현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계의 땀방울이 여느때보다 더욱 빛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기축년’ 새해를 맞아 현 위기를 점검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과 사례를 제시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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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급여 진료과 경제난 직격탄
<중>탈출구는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
<하>우린 이렇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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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전반에 경기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지만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자문을 구한 각계 전문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넘겨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더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 혹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고 경쟁력을 길러야한다는 것이다.
"시설과 인력 등 진일보할 기회"
특히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경기침체를 기회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는 “이번 경기한파를 무사히 넘긴 의료기관은 향후 웬만한 충격에는 흔들리지 않는 경영체제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경쟁력이 없는 곳은 퇴출되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더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미 의료계에서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관간에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의료계의 타격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규모, 시설, 인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한발 더 진일보 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유상 수석연구원은 최근 수입에 의존해 있던 의료기기업체들이 특히 피해를 입은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기술력을 확보해 자체경쟁력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자체생산을 한다고 반드시 대형 시설을 투자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제는 우리도 기술력을 갖춘 독자적인 브랜드를 고민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엘리오앤컴퍼니 곽태우 상무 또한 항상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회는 있으며 이럴 때일수록 투자를 통한 가능성을 항상 열어둘 것을 강조했다.
"무리한 투자보다 내실 기해야"
고 수석연구원은 현재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가에 대해 ‘무리한 투자로 인한 개인의 투자 실패’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경기침체로 어렵다고 하지만 현재 갚아야할 대출 이자가 없다면 지금처럼 어려움을 호소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환자가 줄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의료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의료기관을 경영해왔다면 불황이라고 해도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덩치키우기에 혈안이 된 의사보다는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사가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공부하는 의사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곽 상무는 최근 2~3년간 개원가는 과잉투자가 계속 진행돼왔다고 진단하고 당시 과잉투자했던 개원의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은 내년까지 진료에 집중하며 견뎌내는 시간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서울, 경기지역에 대형병원의 증축으로 약 1만 병상 이상 늘어난 것을 사례로 들며 병원의 무리한 투자는 병원계는 물론 개원가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형병원의 병상이 늘어난 만큼 개원가의 환자가 줄어들 수 있고 증축한 병원 자체적으로도 과잉투자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더 안고 가야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자와 신뢰 쌓이면 불황 걱정없어"
곽 상무는 어려운 시기에도 잘 되는 병·의원은 늘 존재하며 그들의 공통점은 환자와의 신뢰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즉, 진료비가 싸다는 이유로 가깝다는 이유로 방문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정성껏 상담해주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심어준 것은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덤핑 진료에 일시적인 광고로 환자를 끌어 모으는 곳이 경기한파에 타격을 받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낼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관리에 충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 수석연구원은 개원가가 위기에 이른 것은 의료서비스 혹은 질에 대한 경쟁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규모 혹은 시설에 대한 경쟁을 한 탓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료서비스는 구체화해서 보여주는 게 힘들고 평가 또한 어렵기 때문에 상당수가 병원시설 및 인테리어를 내세워 환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이부분을 수정해야한다고 했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 필요할 때"
정 교수는 신년 초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IMF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정부의 극약처방이 없다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90년도 말 터진 IMF는 대기업 부실로 채무당사자가 기업이었지만 이번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서는 채무당사자가 개인으로 그 피해가 국민 전체로 퍼져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정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로 인한 개원가의 피해에 대해 의사협회 차원의 지원 혹은 정부 차원의 회생 대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트워크의원의 경우 투자액이 상당하고 의료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재융자(Refinancing)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