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과 탈출 첫걸음…메이저 자존심 되찾자"

발행날짜: 2009-03-03 06:50:36
  • 흉부외과·외과, 수가인상 환영 "정부 의지 높게 평가"

[긴급진단] 흉부외과·외과 수가인상과 과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외과와 흉부외과 행위료 수가를 각각 30%, 10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이들 전문과목은 필수의료 분야이면서도 저수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전공의 기피과로 전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이번 수가 인상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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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기피과 전락한 외과계, 기사회생하나
(하) 수가는 시발점, 대수술해야 미래 있다
"수가가 다소 올랐다고 해서 갑자기 전공의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정부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다만 정부가 기피과 문제에 대해 눈을 돌렸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만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기피문제 해결을 위해 흉부외과와 외과의 행위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해당 학회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들 전문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학회들 긍정적 평가 "초심 잃지 않았으면"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흉부외과와 외과의 행위수가를 각각 100%, 30% 가산적용하기로 의결했다. 적용 시점은 오는 7월이다.

이는 몇년 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공의 기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응급처방이다. 원가 존이 안되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과연 외과계를 지원하겠느냐는 학회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학회들은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아직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풀어야할 문제가 많지만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조건현 이사장은 1일 "사실 과거에도 건정심에 수차례 수가인상안이 상정됐지만 번번히 좌절된 바 있어 건정심 회의 전날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며 "우선 흉부외과의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흉부외과 정경영(세브란스병원) 보험위원회 위원장도 "현재 흉부외과를 비롯, 외과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공의 기피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수가조정 등을 통해 정부가 해결에 나선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돈, 즉 수가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전공의 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불합리한 수가체계를 바로잡아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에 비해 다소 인상폭이 적기는 하지만 외과학회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문재환(한일병원) 보험이사는 "수가인상은 현재 외과 문제 해결에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 "수익적인 측면을 떠나서라도 분명 위상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이 외과를 선택하는 것은 수술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수가가 다소 미흡할 정도만 돼도 수술을 포기하지 않을텐데 턱없이 낮다보니 전공의들이 외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외과학회 수련이사인 동서신의학병원 박호철 의대부속병원장도 수가 인상이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 관심에 기대감 표출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그간 흉부외과, 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는 지속적으로 수가인상을 요구해 왔다.

원가보존도 되지 않는 수가로 인해 우수인력들이 외과계를 기피하고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경고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타 전문과목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들며 수가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었다.

그러나 결국 최근 몇년간 이들 전문과목들이 전공의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각계의 요구가 빗발치자 정부도 결국 이들의 문제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외과학회 문재환 보험이사는 "우리나라 수술 실력은 이미 선진국보다 앞서가고 있다"며 "간이식, 암 수술 등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수십년 전 우수한 의료자원들이 외과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흉부외과학회 정경영 보험위원장도 "사실 전공의들이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은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결과가 너무나 불합리하기 때문"이라며 "수술을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보니 열심히 수술하면서도 병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전현희 의원 등이 기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 제정에 나섰고, 정부도 후속조치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개혁해 나간다면 분명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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