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급식 수가 현실화" "무조건적 인상 불가"

고신정
발행날짜: 2009-03-31 17:43:52
  • 병원영양지원토론회, 병원계-정부·시민단체 입장차만 확인

경관급식 식대의 적정성 문제를 두고 토론의 장이 마련됐으나 병원와 정부, 시민단체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병원계에서는 경관급식의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었으며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정부는 "보험급여 확대의 우선순위 결정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병원영양지원, 의료비절감에 기여하는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병원내 영양집중지원팀에서 활동 중인 임상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이 발제자 및 토론자로 참여해 현재 경관급식 수가체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강남성모병원 이송미 영양팀장은 "현행 식대수가체계에서 보자면 무균식인 관영양은 4030원의 수가를, 무균식에 일반재료를 첨가하는 혼합급식은 이보다 높은 6370원을 받게되는 구조"라면서 "영양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제공되어야 경관급식이 터무니 없는 저수가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경관환자의 경우 보다 섬세하고 전문적인 관리가 요구되므로 가산료를 인정해주는 것이 옳다"면서 "또 현행 수가제도의 문제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가 경관유동식에 대해서는 비급여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가톨릭의대 이명덕 교수도 "경관급식에 대한 지원강화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이는 병원들의 수지개선과는 차원이 다른 환자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진료를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전체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면서 "환자들이 생명을 영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국가가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식대산정시 기 고려…보험급여 확대, 사회적 합의 우선"

그러나 정부와 시민단체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시민단체대표로 참석한 경실련 김진현 정책위원(서울대 간호대학)은 "식대수가 산정시 정부가 이미 다양한 치료식을 다 조사해서 평균적인 비용을 설정해 놓은 것이므로, 경장영양도 이미 다 보상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약 경장영양을 꼭 독립된 치료식으로서 분리해 수가를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면, 기존의 치료식·일반식 모두를 재평가해서 고 평가된 부분은 하향조정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부분은 인정해주는 것이 환자의 치료효과도 높이고 건보재정도 절감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염민섭 과장
복지부 또한 식대수가 산정시 경장영양의 특수성이 이미 반영되었다고 강조하면서, 경장영양 수가를 단독으로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 염민섭 보험급여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가를 정할 때 각 하위항목별로 차등을 주는 것이 아니라 평균비용을 산출해 단일한 수가체계를 가져간다"면서 "이러한 구조상 특정 항목은 높고, 또 상대적으로 특정항목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장영양시 별도의 공급장치가 필요하나 이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장영양시 사용되는 펌프와 튜브가격은 현재 '장내 영양'이라는 항목으로 이미 행위료에 포함해 보상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염 과장은 "보험급여 확대순위를 정하는데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경장영양에 대한 투자가 사회적 우선순위에 해당될지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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