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백신 얼마나 주문해야해"…업체 혼란

박진규
발행날짜: 2009-08-03 06:46:26
  • 질병관리본부 미온적 태도에 수요량 예측 못해 갈팡질팡

A형간염 백신 수급대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는 모습.
A형간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예방백신 생산 판매업체들이 주문량을 정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져있다. 정부의 대책이 확실치 않아 수요량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상당수 병의원의 예방백신 재고가 바닥나 예방접종 중단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보건소에서는 A형간염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개원의는 "백신이 동난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추가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라며 "앞으로 2개월가량 더 기다려야 백신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저 사정이 여의치 않다.

최대 백신 판매업체인 A사는 최근 본사에 발주한 물량 가운데 상당 량을 취소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사에서 백신을 받아 판매하고 있는 B사가 얼마 전 정부의 수급계획을 믿고 백신을 들여왔다가 엄청난 손해를 입은 적이 있다"면서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보니 재고 발생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얼마 전 간학회 주최로 열린 미디어브리핑에서 나온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팀장의 발언은 업체의 혼란을 부추겼다.

권 팀장은 이 자리에서 A형간염을 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전염병예방법이 올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1년 유예 후 시행될 수 있으며, 영유아와 고등학생 대상 따라잡기 접종 실시 여부도 올 11월께 가야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계획생산을 해야 하는데 당국이 저렇게 하면 내년에 어떤 회사가 예측가능성을 가지고 백신을 들여오겠느냐"면서 "업계에서는 학계 말을 믿어야 할지 정부 말을 믿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K교수는 "아직 정부가 A형 간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어느 회사가 무계획적으로 백신을 들여왔다가 손해를 보려 하겠느냐. 백신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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