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노출 COPD…정부·학계 관심 시급

강성욱
발행날짜: 2004-05-14 09:20:59
  • 의료계·제약계 “질환에 관심, 심사기준 등 정비해야”

세계적으로 유병률과 사망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COPD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의료계·제약업계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학회차원의 대국민·대정부 홍보강화와 잇다른 COPD치료제의 출시가 잇다르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장기간의 흡연, 대기오염 같은 유해물질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지속적인 기도 폐쇅이 있는 질환을 의미하며 만성 기침과 객담 분비를 주 증상으로 하는 만성기관지염(chronic bronchitis)과 폐포관(alveolar duct)과 폐보벽(alveolar wall)에 손상이 있는 폐기종(emphysema)이외에도 말초 기관지에 기도 폐색이 있는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분류된다.

최근 COPD의 유병률과 사망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실정.

1990년 WHO자료에 따르면 COPD는 전세계에서 6전째, 미국에서는 심장질환, 암, 뇌질환에 이어 4번째 주요 사망원인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산업연구원이 국내 COPD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국내 45세 이상 성인의 8%가 COPD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 내 주요 사망원인의 변화추이를 살펴봤을때 1960년대에서 1998년까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59%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64% 줄어든 데 반해 COPD로 인한 사망률은 16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유병률과 사망률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질환의 관리.

실제 유럽의 경우 COPD 환자의 75%정도가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초기에 진단되지 못하거나 천식으로 오인하는 경우)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호흡기내과 심영수 교수에 따르면 ‘2002년 주요상병별 외래환자 자료건수’를 토대로 살펴봤을때 국내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COPD 청구율은 7%로 천식(60%), 폐기종(9%), 만성기관지염(23%)과 같은 다른 질환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연세대 지선하 교수에 따르면 COPD 외래 진료실인원이 1999년 163만명에서 2002년에 210만명으로 29.1% 증가했다.

무관심할 수 밖에 없던 COPD

서울대 심영수 교수는 COPD가 높은 유병률과 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인식 확산이 부족한 것에 대해 진단의 어려움과 일반 대중의 인식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심영수 교수에 따르면 COPD는 증상이 비슷해 기관지천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으며 발병시기, 객혈, 기도폐쇄의 가역성을 살펴봤을 때 비로소 구분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천식과 구분이 모호한 점이 있어 진단이 용이하지 않으며 더욱 큰 문제는 심평원의 보험기준이 원활치 않아 COPD인데도 불구하고 천식으로 입력하는 사례 또한 있다고 한다.

심영수 교수도 또한 정부차원에서 COPD 장기치료에 대한 의료보험이 절실하다며 그 이유로 장기치료가 필요한 COPD환자에 있어 기관지확장제, 장기산소요법, 재활요법은 이미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고 생존률을 높인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의료보험 적용으로 환자의 생명과 삶의 질을 보장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한 이유로 일반인들의 질환인식의 부족을 들수 있다.

지속적인 금연운동으로 전체적으로 흡연인구비율이 감소추세에 있지만 아직까지도 20대 남성의 흡연율이 60%를 상회하는 현실, 급증하는 여성흡연 및 청소년 흡연연령층 저하 및 증가는 COPD 증가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의료계는 지적했다.

의료계·제약계 “COPD를 알려라”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결핵및호흡기학회를 필두로 한 학회와 제약업체는 일반 환자 대상 홍보작업은 물론 담당 정부부처 및 관련단체에 대한 인식전환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COPD 치료제 스피리바를 판매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화이자제약은 질환 홍보를 위해 GR(Gorverment Relationship)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이를 지속하고 있는 상태.

또한 제약계는 잇따른 COPD치료제 출시가 의료계 내·외부에서의 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치료제로는 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화이자가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스피리바’

스피리바(성분명 티오트로피움)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셀틸콜린이 기관지 평활근상의 M3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 24시간 동안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약물.

회사측에 따르면 1일 1회 흡입으로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폐 기능 및 호흡곤란 개선효과도 뛰어나며 이러한 효과 때문에 전세계 COPD 치료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가이드라인에서 모든 단계의 COPD환자에게 일차 치료제로 권장되고 있다.

또한 기존 천식치료제들도 앞다퉈 COPD적응증을 승인받고 채비에 나섰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는 지난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응증 승인을 받았으며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세레타이드 역시 올 2월 COPD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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