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 백지화해야"

이창진
발행날짜: 2009-11-05 17:18:59
  • 복지부에 의견서 제출, "대다수 의사 개원가 몰락 우려"

의료계가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의 백지화를 정부측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5일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법 개정안을 백지화하고 대신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인간 원격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가 국민의 의학적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도가 도입될 경우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 입장을 표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어 “원격의료 도입이 기존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키고, 지역 접근성에 기반을 둔 개원가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는 등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원격의료 시행 주체인 대다수 의사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개원가의 반대입장을 수용했음을 내비쳤다.

의협은 “원격의료라는 시대적 흐름에는 공감하나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라는 법 개정은 반대한다"면서 "이 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시범사업이 반드시 선행돼 안전성을 확보해야 원격의료 시행 주체인 의사들과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대안으로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인와 의료인간 원격의료를 활성화해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료취약계층에게 대한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고, 원격 모니터링 및 상담을 통해 원격의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재로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더불어 ‘원격의료’의 용어가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돼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용어의 재정립이 반드시 필요하고, 원격의료 분야인 원격수술(telesurgery), 원격모니터링(tele-monitoring), 원격의료상담(tele-consultation), 원격방사선(tele-radiology) 등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협 관계자는 "원격의료 도입이 국민의 건강 및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므로 정부와 의료계, 학계가 심도 있는 재논의를 통해 원격의료의 개념 정립 등을 한 후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원격의료와 관련한 복지부의 입법추진에 대해 기존 정부안을 백지화하고 재검토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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