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서울병원, 갈곳없는 천덕꾸러기 신세 전락

발행날짜: 2009-12-02 11:54:13
  • 광진구 "나가라" 내몰고 타 지자체 "오지마라" 손사래

반세기동안 광진구에 머물렀던 국립서울병원이 주민들의 요구로 이전할 곳을 찾은지 16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받아주는 지자체가 한 곳도 없어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광진구가 구성한 갈등조정위원회가 현 부지에 의료복합단지를 구성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립서울병원 갈등조정위원회는 2일 1년간 국립서울병원 이전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돼 재건축을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방안이 나오고 정부가 200억에 가까운 예산을 주겠다고 했지만 주민반대에 부딪혀 이전으로 방향을 튼지 1년만에 원점으로 회귀한 것이다.

갈등조정위원회는 "광진구청 및 주민들의 요구로 외부이전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며 "이에 따라 다시 광진구에 재건축 하는 방안을 세워 주민들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서울병원 문제는 무려 1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진구청과 주민들은 국립서울병원이 광진구의 발전과 이미지를 저해한다며 계속해서 이전을 요구했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이전계획을 세웠었다.

이에 따라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50여곳의 후보지역을 물색하고 검토했으나 해당 지자체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결국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재건축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국립서울병원 현대화 사업을 위해 198억원이라는 예산을 배정해줬지만 광진구 주민들은 계속해서 이전만을 주장했고 이에 권택기 의원(한나라당)이 이를 전액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해 결국 관철시켰다.

이러한 갈등이 지속되자 정부와 광진구 등은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시 이전부지를 찾기로 합의했지만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포천, 남양주 등 수도권내 16개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이전부지를 찾았지만 모두 이를 거부해버린 것.

이에 따라 복지부도 나서 서울마곡지구와 경기광교 등에 이전을 받아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들 지자체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러자 결국 갈등조정위원회가 다시 재건축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도 상당히 많은 인센티브를 보장하고 있다.

우선 국립서울병원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연구원 및 임상센터'라는 명칭으로 의료행정타운과 바이오비지니스센터로 구성되는 종합의료복합단지를 신설해주겠다고 보장한 것.

여기에 공용 주차시설을 제공하고 어린이 놀이시설 등의 인센티브를 줄테니 광진구에 재건축을 하자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국립서울병원이 광진구에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등조정위원회가 결정사항에 대해 구속력이 없는 만큼 주민들이 반대해버리면 다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갈등조정위원회 관계자는 "3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이같은 재건축의 필요성과 인센티브안을 알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복지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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