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인권 빌미로 의사·병원 무시말라"

안창욱
발행날짜: 2010-04-30 13:04:46
  • 임동규 의원 정신보건법 개정안 발의하자 관련단체 반발

최근 국회 임동규 의원이 발의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에 대한 관련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임동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은 환자가 보호의무자에 의해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해 입원하는 경우 해당 정신의료기관 원장은 환자 본인으로부터 입원 동의를 받도록 했다.

환자가 본인의 입원 동의를 받지 못하거나 동의를 받을 수 없을 때에는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입원이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도록 해 정신질환자가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할 때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가족문화의 형성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대한정신병원협의회 이병관 회장은 “환자 본인의 동의를 받아 입원하는 것은 이미 자의입원과 중복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과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해 입원 조항은 전혀 의미가 없어지고 새로이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에 의한 입원이라는 새로운 조항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는 상설기구가 아닌 한 달에 1회 정도 계속입원치료심사를 하는 기구로서 환자의 상시입원까지 심판을 하게 하겠다는 것은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는 게 정신병원협의회의 입장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최종혁 법제이사는 “환자의 병식을 판단해 입원과 퇴원 등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곳은 정신과 전문의이고, 병원은 입원 및 외래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법률 개정안은 환자의 인권을 빌미로 의사와 병원, 보호의무자, 자치단체를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최 법제이사는 “기초정신보건심위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것은 환자의 치료를 위한 개선방안은커녕 오히려 병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박종성 회장은 “기존의 복잡한 규제를 풀고 제도를 완화해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제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려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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