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녹내장 진단 못한 의사, 과실 아니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0-07-13 12:00:00
  • 환자 상고 기각…"증상, 검사내용 등 제반사정 종합 판단"

대법원은 의사가 녹내장을 진단하지 못했다고 해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환자가 A의료기관 안과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를 청구한 상고심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A의료기관 의료진이 진료기록을 사후에 허위로 가필, 정정했다고 하더라도 제반 사정을 종합해 과실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은 “의료진이 진료기록을 사후 가필, 정정한 게 허위인지 여부는 시점과 사유, 중요도, 정정 전후 기재 내용의 관련성, 다른 의료진이나 병원이 작성한 관련 자료의 내용, 당시 환자와 의료진의 행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합리적 자유심증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이 사건 진료기록이 가필, 정정됐을 가능성까지 감안해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사실을 인정했으므로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법원은 의사가 녹내장을 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는 환자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의사의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이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또 대법원은 “진단상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이 불가능했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 윤리와 의학지식, 경험에 터잡아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환자의 증상, 피고의 검사내용 등 사정을 종합해 녹내장 진단상의 과실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를 수긍할 수 있고, 의료과실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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