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5년…위기 극복하니 기회 보였다"

발행날짜: 2011-05-07 06:47:53
  • 다솜의원·한-베성형외과의 베트남 개원 노하우

국내 의료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의사가 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베트남 호치민에 진출해 5년 이상 개원을 유지하고 있는 <다솜의원> 이경철 원장과 <한-베 성형외과> 이병열 원장을 통해 그들의 개원 노하우와 현지 분위기를 직접 들어봤다.
"한국에서 개원하기 힘들다고 무턱대고 베트남에 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기회의 땅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개원하는 것보다 더 힘들 수 있다."

베트남 의료시장에 대한 다솜의원 이경철 원장과 한-베성형외과 이병열 원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만큼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베트남 진출, 돌다리도 두드려라"

베트남 진출은 3억 이상의 초기 투자금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한국에서 개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개원비용이 발생하며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경철 원장(좌)과 이병열(우)원장.
이병열 원장은 이에 베트남 의료진과 합작한 의료기관을 개설해 투자비용을 대폭 줄이고, 현지화를 노렸다.

이병열 원장은 "단독으로 개원할 경우 리스크가 그만큼 커진다"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개원형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의료기관 중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곳이 많아 자칫하면 월급도 못 받고 일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율적인 수가, 기회 혹은 리스크

올해로 베트남 개원 6년째를 맞는 다솜의원 이경철 원장은 한국 교민들에게 의료보험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음에도 교민 중에는 비싼 진료비에 불만을 제기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솜의원의 진료수가는 프랑스 의사가 개원한 병원 진료수가의 80%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진료비에 대한 환자들의 저항은 이경철 원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반면 베트남 진출 5년차인 한-베 성형외과 이병열 원장은 환자의 국적에 따라 수술비를 차별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국가별로 환율에 차이가 있고, 의료비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미국, 유럽 환자들에게는 한국의 진료 수가를 그대로 반영한 반면, 현지 환자들에게는 진료 수가를 하향조정했다.

이병열 원장은 "베트남 외국 의료기관의 진료수가는 모두 비급여이기 때문에 수가 책정은 자유롭다"면서 "개인적으로 적정한 수가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의료 현지화가 관건"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현지화. 이병열 원장은 베트남어를 배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병열 원장은 베트남에서 다양한 수술경험을 쌓았다.
그는 "베트남어가 부족하다보니 환자와 상담할 때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했다"면서 "통역이 있지만 의료분야를 상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또 베트남인의 습관이나 관습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현지화에 주효했다.

가령 금식일이나 고기를 먹지 않는 날, 몸에 칼을 대면 안 되는 날을 정해놓고 이를 따르는 것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면서 베트남 환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한국과 다른 베트남의 의료법을 숙지해야 봉변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보건국 직원이나 세금원, 공안이 수시로 외국 의료기관을 검열하는 것부터 의료기관이 광고를 할 때 광고 허가증을 받아야 하는 등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한다는 얘기다.

이병열 원장은 "5년만에 베트남어를 완벽히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면서 "환자 진료상담은 통역 없이 직접하고, 환자들과 대화도 나누면서 현지화에 한발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회는 열려있다"

두 개원의는 베트남 진출에 대해 리스크를 감수한다면 기회는 열려있다고 했다.

이경철 원장은 있지도 않은 의료사고가 소문으로 퍼져 곤혹스러웠지만,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고, 이병열 원장은 베트남 정부의 검열에 걸리는 등 난관을 겪었다.

그러나 베트남이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경철 원장의 하루 평균 환자 수는 40~50명. 일단 우리나라의 3분 진료에서 확실히 벗어났다.

이병열 원장은 진료 수가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지만, 국내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술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 5년간 코성형술 5000건, 안검성형술 3000여건, 유방성형술 1000여건 이상을 경험했다.

그는 "실력과 경험을 쌓고싶은 젊은 의사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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