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혈액냉동고' 입찰,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정희석
발행날짜: 2012-12-04 20:25:10
  • "한 업체만 유리…짜고 치는 고스톱" "적정 용량 조사해 결정"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입찰을 통한 물품 구매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혈액관리본부가 현재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의료용 냉동장치(급속동결기 1건)'와 '혈액보관냉동고(2건)' 등 총 3건 10억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입찰공고를 하면서 스펙(사양)이 한 업체에만 유리하도록 한정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혈액관리본부가 입찰을 진행중인 혈액보관냉동고 2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각각 200~300ℓㆍ700ℓ 이상으로 용량 사양을 규정하고 있다.

200~300ℓ의 경우 혈액관리본부가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A업체만이 식약청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

즉, 복수의 입찰참여자가 없어 2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A업체 제품이 선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700ℓ 이상 혈액냉동고 역시 현재까지 A업체만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냉동고 B업체 관계자는 "우리 제품의 경우 699ℓ인데, 용량 1ℓ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혈액관리본부가 식약청 품목허가를 받은 A업체 700ℓ 이상 기준에 맞춰 입찰 제품의 사양으로 삼은 것은 타 업체 입찰 참여 자체를 막아버린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혈액관리본부에 제시한 제품 사양을 맞추지 못해 입찰을 포기한 C업체 관계자 역시 분통을 터뜨렸다.

C사 관계자는 "혈액냉동고의 경우 업계에 일반적인 공통 규격이란 것이 있는데 이번처럼 A업체 제품에 꼭 맞춘 기준을 제시하고 다른 업체에게 이 제품 사양에 맞추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타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이번 입찰은 혈액관리본부와 A업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혈액관리본부 안전관리팀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특정업체 제품을 염두에 놓고 스펙을 정한 건 절대 아니다. 200~300ℓㆍ700ℓ 이상으로 사양을 정한 것은 혈액원 공급팀과 헌혈의 집에서 필요한 적당한 용량을 조사해 결정하게 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즉, 각각 규모가 틀린 헌혈의 집에서 하루 보관 양을 평균적으로 조사했을 때 공통적으로 200~300ℓ가 가장 적당하고 필요한 용량의 혈액냉동고였다는 것.

더불어 700ℓ 이상 역시 혈액원 공급팀에서 기존 600ℓ대 제품보다 조금 더 대용량 제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혈액냉동고업체에 618ℓㆍ699ℓ 등의 제품들이 있다고 해서 그 스펙에 맞춰서 입찰을 진행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혈액원 공급팀과 헌혈의 집에서 필요한 제품 사양으로 입찰을 진행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정업체에 유리한 200~300ℓㆍ700ℓ 이상 용량으로 스펙이 한정되면서 타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308ℓ 혈액냉동고를 가지고 있는 모 업체의 경우 입찰 사양에 맞추기 위해 식약청에 용량 변경 신청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혈액원에서 필요로 하는 사양을 업체 쪽에서 맞춰 (입찰에)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이번 물품구매 입찰 개찰은 급속동결기가 오는 6일(목) 오후 2시, 혈액냉동고 2건이 10일 오후 2시ㆍ오후 3시로 예정돼 있어 업계가 제기한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어떠한 형태로 표면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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