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은 의료근간 흔드는 정책"

박양명
발행날짜: 2014-02-10 12:45:44
  • 정형선 교수, 모처럼 의료계와 한 목소리 "민영화 우이독경"

의료 주요 현안에 대해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워온 정형선 교수도 의료법인에 영리자회사를 허용하는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 논의가 민영화와 영리화라는 용어 혼동에 파묻혀 정치적 논쟁만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도 가했다.

정형선 교수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부의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한국미래소비자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민영화, 영리화 문제는 용어 사용의 혼란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우이독경, 마이동풍, 동상이몽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화된 거대한 흐름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민영화와 영리화에 대한 용어 정의를 통해 소모적인 논쟁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 민영화/영리화 논쟁은 불통의 대표적인 케이스"라면서 "아무리 주장을 해도 서로 어긋나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의료법인에게 영리자회사를 허용하겠다는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의료서비스를 통해 정상적으로 의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수가인상이 될지, 지불방식 개편이 될지, 의사 인건비 인하를 통한 병원 원가 절약이 될지는 별건의 논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를 통해 의료기관 의료업의 자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규자본 유입에 별반 효과도 없으면서 의료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형선 교수는 의료 민영화와 영리화에 대한 용어의 개념과 정의를 분명히 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혹세무민을 위한 괴담 수준의 어법은 금물"이라면서 "의료제도의 반응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효율화 과정을 전체로 싸잡아 민영화/영리화라는 이름의 괴물로 그려내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활성화라는 이름 아래 의료법인 제도와 의료서비스 특성을 무시하는 의료법인의 사실상 영리법인화의 길을 터주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간 정형선 교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 건강보험 수가 인상 등 주요 이슈와 관련,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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