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산업 정책, 의료영리화 아닌 건강경제"

발행날짜: 2014-11-03 05:59:54
  • 윤건호 R&D진흥본부장 "복지 치중하는 복지부 아쉬워"

고대의대 선경 교수, 서울의대 박노현 교수에 이어 의사로서는 3번째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을 맡은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

그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본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최근 그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 5일 중 4일은 진흥원이 위치한 충청북도 오송과 서울을 오가며 본부장직을 수행하는 한편, 나머지 1일은 본적인 서울성모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본부장을 맡은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겪으며 국회의원들의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진흥원 윤건호 R&D진흥본부장을 만나 보건의료 R&D 진흥을 향한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본부장직을 수행한 지 한 달 정도 됐다.

본부장직을 수행해보니 밖에서 봤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의료계에서 바라봤을 땐 행정적인 절차 등에 있어 복잡함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하나도 쉬운 것이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이러한 행정적 부분들을 이해하는 의대 교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개인적으로 본부장과 같은 개방형 직위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보건·의료 산업의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 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염두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보건·의료 산업의 태생적인 복잡함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산업은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부처들 간의 갈등도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인식해야 할 것은 보건·의료가 상당히 복잡하다는 점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개념으로 볼 수 있는 제조업과 보건·의료 산업은 다르다는 것이다.

보건·의료 산업 중 제약 산업을 예로 들자면 구매하는 사람은 환자, 처방하는 사람은 의사다. 이를 제재하기 위해 복지부뿐 아니라 별도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존재한다. 제약 산업 하나에 굉장히 많은 사람과 조직이 관여한다. 이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보건·의료 산업을 키울 수 없다. 복지부만이 이러한 보건·의료산업을 이해하고 있는데 산업을 이끌어 갈만한 역량을 갖췄음에도 복지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각에선 진흥원이 보건·의료 산업을 두고 펼치는 정책이 의료영리화의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산업은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즉 보건·의료에 대한 가치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해외에 의존하다시피 하고 있어 하루 빨리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이 의료영리화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를 '건강경제'라고 생각한다.

보건·의료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보건·의료 산업의 시스템을 개혁하고 해외에 이러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산업을 수출하는 동시에 의료인들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것이 건강경제의 핵심이다.

앞으로 2년간 본부장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가.

보건·의료 R&D 연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로 선도적인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식이나 암 조기진단, 검진시스템 연구를 좀 더 집중하면 해외에 내세울 수 있는 분야들이다.

둘째로 이외 나머지 분야들에 있어 세계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줄여 나가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해 계획들을 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새로운 연구자들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연구비를 투자해 관련된 논문이나 특허 등의 성과를 얻었다고 본다.

이제는 젊은 연구자들을 육성해 이러한 논문이나 특허 등의 아이디어를 활용해야 하는 시점이다.

앞으로는 연구자로서의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을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이러한 젊은 연구자들에게서 소위 말해 '빅샷(big shot)'이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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