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편 회오리에 살아남으려면

발행날짜: 2019-09-05 05:45:00
  • 의료경제팀 문성호 기자

"그럼 가정의학과는 어떡하나요?"

지난 4일 보건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한 직 후 한 대학병원 교수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날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종합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중증환자 비중(입원환자 기준)을 기존 21%에서 30%로 높이기로 발표했다. 또 중증환자를 더 많이(최대 44%까지) 진료하는 병원은 추가 가산점을 줌으로써 중증환자 진료를 유도할 방침이다.

여기서 말한 중증환자는 그동안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이 되는 '전문진료질병군'에 속하는 입원환자다. 반대로 경증환자의 입원과 외래 진료비율은 낮추고 경증환자는 가급적 동네 병의원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 강력한 수가정책을 내놨다.

경증 외래환자를 진료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30%의 종별가산율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향후 변화되는 중증종합병원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낮은 진료과목의 경우 대형병원 내에서 입지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서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진료과목이 가정의학과다.

실제로 학회 임원을 지낸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솔직히 중증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중증이 온다면 타과로 보내는 것이 의료 윤리 상 맞다"며 "큰 그림에서 변화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발표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은 각 진료과목에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가정의학과뿐만 아니라 대형병원 내에서 중증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다른 진료과목들도 마찬가지다.

각 진료과목마다 수련에서부터 향후 진료에까지 전체적인 미래상을 재조명할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 있어 외래서부터 입원, 수술, 검사, 수련 등 '종합선물세트'였던 상급종합병원은 이제 변화해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이에 맞춰 진료과목들도 살아남기 위해선 변해야 하는 시기에 봉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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